Tag: 2024-08

집을 소유하지 않은 이들의 주거권 | 민달팽이 유니온 인터뷰

집을 소유하지 않은 이들의 주거권 그동안 외면 받아온 세입자들의 주거권 문제가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사실 이미 오래전부터 방치되어 온 사회적 재난이라고 할 수 있는 깡통전세·전세사기 문제가 전국 곳곳에서 터지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그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주거의 사각지대에 놓인 수많은 피해자를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과연 정말로 모두가 각자도생하며 월세→전세→소유라는 주거 사다리에 안전하게 탑승하길 바라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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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의 위기 속 청소년과 함께 자라는 공간 | 가톨릭 청소년이동쉼터 서울아지트 인터뷰

돌봄의 위기 속 청소년과 함께 자라는 공간 학교라는 공적 돌봄 시스템, 혹은 가정 내 돌봄에서 소외된 청소년들은 종종 거리를 배회한다. ‘안락한 집’은 어쩌면 다수의 이야기가 아닐지도 모른다. 제3의 공간에서 새로운 안전망이 요구되는 시대이다. 서울시 강북구 수유동에는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 청소년’을 위해 24시간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지역사회 위기청소년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민간 재원을 토대로 자치적인 규약을 만들며 다양한 실험을 하는 중이다. 지역사회에서 커먼즈적 돌봄 공간의 현장을 발견할 수 있을까. 웹진 공유도시 팀은 가톨릭 청소년이동쉼터 서울아지트 이우원 부장, 정해민 팀장을 만나보았다.  “위기청소년”이란「청소년복지 지원법」제2조제4호에 따른 가정 문제가 있거나 학업수행 또는 사회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등 조화롭고 건강한 성장과 생활에 필요한 여건을 갖추지 못한 청소년을 말한다. 가톨릭 청소년이동쉼터 서울아지트 소개 Q.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두 선생님은 어떤 계기로 서울아지트에서 활동하게 되셨나요?  부: 저는 교육자입니다. 중고등학교부터 미국에서 자랐기 때문에 이런 청소년 기관이 있는지 몰랐던 사람이에요. 개인적인 배경을 말씀드리면, 학창 시절 어머니가 선생님이셨어요. 그래서 “나도 교사가 돼야겠다.”라는 다짐으로, 학부도 ‘응용 언어학’과 ‘영어 교육학’을 전공했습니다. 졸업 후에는 1년 조금 넘게 미국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나서 한국에 돌아왔죠. 이후에 석사는 영어 교육을 전공했고, 박사는 영어 교육보다 확장된 무언가 없을까 고민한 끝에 ‘교육학’을 택했습니다. 미국 고등학교에서 교사를 하면서 ‘커뮤니티 컬리지’, 우리나라로 하면 2년제 대학교에서 방과 후 강사를 했어요. 쉽게 말하면 어학당이죠. ESL 클래스에서 이민자를 대상으로 1년간 영어를 가르쳤는데, 그 기간이 저한테는 굉장히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교육은 약한 이의 눈물을 닦아줘야 한다’는 게 제 교육 철학입니다. 교육은 계층적 사다리 역할을 해야 하지만, 미국에 오는 이민자들은 영어를 할 줄 모르거든요. 영어를 못한다는 사실은 미국 사회에서 약자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는 뜻이죠. 그들을 위해서 그 어느 강의보다 성심성의껏 했었던 것 같아요. 언어라는 게 여러 나라의 문화를 함축하고 있는 거잖아요. 그 과정에서 해당 나라의 문화도 배우게 되고, 수강생들과의 감정 교류를 통해서 오히려 제가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강사가 아니라 “교육자는 이런 역할을 해야 하겠구나” 생각하게 됐습니다. 한국에 와서는 사기업, 파고다 R&D 센터의 연구원으로 있었고, YBM은 본원의 부원장까지 했었어요.  근데 가만 보면 우리나라에서의 영어 교육은 제가 생각했었던 미국에서의 영어 교육이 아니라, ‘부의 세습을 위한 도구’로서 활용되고 있더라고요. 이 지점에 대해 많은 고민과 슬럼프를 겪는 과정에서 알게 된 곳이 ‘청소년 쉼터’였고, 업계에서 8년째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도 제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는데요. 처음에 왔을 때는 ‘아이들한테 제가 가진 능력을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그래도 영어를 좀 하니까, 영어를 가르치겠다는 꿈을 안고 왔는데요. 와서 보니까 우리 아이들은 영어를 할 단계가 아니더라고요. 당장 하루를 먹고 사는 문제가 시급한 거여서. 여기 와서 많이 느낀 게 교육 이전에 복지가 선행돼야 한다는 거예요. 당장 밥을 못 먹거나, 입을 옷이 없거나, 거주할 공간이 없으면, 즉 의식주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교육이 의미를 발휘하기 어렵다. 복지적인 접근이 선행되고 난 이후에 교육적인 접근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또 욕구만 해결해 주는 단순한 복지는 연속성을 가질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해결 방법을 고민하다가 교육적 콘텐츠를 가미하면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이곳에 올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지금 대표적으로 하는 활동이 ‘인문 교양 교육’이라고 해서, 복지와 교육적인 접근이 동시에 이루어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팀: 저는 어떻게 보면 되게 간단한데요. 고등학교 때 인근 청소년 수련관(현재의 청소년 센터)과 연합해서 하는 동아리 활동이 있었어요. 그 활동을 담당하는 지도사 선생님이 계셨는데, 그분을 보며 ‘청소년들이 누릴 수 있는 게 생각보다 정말 많구나!’라는 거를 깨닫게 된 거죠. “나도 선생님처럼 청소년 지도사를 해야지”라는 단순한 이유에서 시작해서, 대학에서도 청소년 지도학을 전공하고 이 분야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청소년 지도’라는 좁은 시야에서 시작했다가, ‘최소한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아이들의 시야가 넓어지겠구나. 당장의 삶이 위태롭다면 어떻게 더 큰 꿈을 가질 수 있겠나 싶어서, 청소년 복지 분야인 쉼터로 오게 되었습니다.  Q. ‘청소년 쉼터’와 ‘서울아지트’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부: 청소년 쉼터는 거점에 따라 고정형 쉼터와 이동형 쉼터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고정형 쉼터는 ‘공간’을 기점으로 아이들을 맞이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생활형 쉼터’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고정형 쉼터는 일시 쉼터, 단기 쉼터, 중장기 쉼터 세 가지로 구분되고, 아이들이 머무를 수 있는 기간으로 나뉘어져요. 일시 쉼터는 현실적으로 말씀드리면 최대 1주라고는 하지만 1주까지 받는 경우는 거의 없고, 짧게 받으면 3일 정도 아이들을 보호한 이후 단기 쉼터로 이관합니다. 청소년의 가정 내 복귀가 힘들겠다는 판단하에 단기 쉼터로 보내게 되면, 그곳에서 3개월부터 최장 9개월까지 거주하며 생활할 수 있도록 보호합니다. 최장기간 거주했음에도 불구하고 원가정 복귀가 힘들겠다고 판단 되면, 중장기 쉼터로 아이들을 보내게 돼요. 그곳에서는 최대 2년에서 3년 정도 거주할 수 있고요. 중장기 센터를 퇴소한 이후에는 자립을 준비해야 하는데, 이 경우 자립 지원관과 협업을 통해 아이들의 자립을 돕습니다. 청소년 쉼터를 총괄하는 주무부처는 여성가족부이며, 현재 서울시 관내 쉼터 중 95% 이상이 서울시 보조금과 여성가족부 보조금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게 고정형 쉼터의 시스템이고, 아지트는 이동형 쉼터에 속해 있습니다. 이동형 쉼터는 버스라는 큰 매개체를 가지고 위기 청소년들이 있는 곳으로 직접 찾아갑니다. 예를 들어, 버스가 수유역에 정차한다면 그곳을 거점으로 아이들이 잘 가는 으슥한 골목 등을 찾아다녀요. 담배를 피우고 있거나 또래끼리 모여 있는 아이들이 있으면, 가서 청소년인지 물어보고 “우리는 이런 곳에서 왔는데, 간식 먹고 싶으면 올 수도 있고, 상담하고 싶으면 올 수도 있고, 아니면 정말 놀고 싶으면 올 수 있는 곳이 수유역에 있으니까 6번 출구 앞에 버스 보고 오면 돼”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버스에 있는 팀은 아이들이 오면 반갑게 맞이하고, 내부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형태의 쉼터입니다. 수유역 외에도 서울시 관내의 위기 청소년들이 많이 밀집하는 지역 지자체의 협조를 받아서 버스를 정차하고, 매주 같은 시간 같은 요일에 방문합니다. 이동형 쉼터에 대해서 자세하게 말씀드리면, 서울시 기준으로 이동형 쉼터는 아지트를 포함해서 총 다섯 군데가 있어요. 서울시에 속해 보조금을 받는 이동형 쉼터는 서북/서남/동북/동남 지역에 총 네 곳입니다. 반면 서울 아지트는 민간단체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이동형 쉼터라고 보시면 됩니다. 저희는 보조금으로 구비∙시비도 받지 않고, 국비도 받지 않습니다. 100%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고요. 모 법인이 명동성당인, 대주교님 직영 기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Q. 「KBS 추적 60분 – 학교 밖 르포, 소년은 혼자 자라지 않는다」에서는 주로 사무실에서의 활동을 조명했습니다. 아지트 사무실이 강북구 수유역 근처에 위치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현재 고정형 공간(사무실)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휴게방을 따로 만들어놓은 이유는 아이들의 요구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동형 쉼터라는 특성상 활동을 주로 외부에서 하므로, 심층 상담을 진행하기 위해선 고정형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무실은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라기보다는, 선생님들이 근무하는 공간이에요. 기존에 명동 성당에 있던 사무실이 너무 협소해져서 이쪽(수유역)으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사무실의 위치를 선정할 때 ‘강북 지역 내에서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 어디일까?’ 생각했고, 지역 조사를 통해 수유동으로 공간을 이전하게 되었습니다. 위기 청소년, 학교 밖 청소년 Q. ‘학교 밖 청소년’이라는 용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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