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2022-05
(8호) 2022년 5월 – 커먼즈와 공공성
2020년 4월 27일, 공덕역 1번 출구 인근에서 5년 넘게 진행된 경의선공유지 운동은 막을 내렸다. 그리고 2주년이 되는 2022년 4월 27일, 경의선공유지 운동에서의 질문들을 ‘커먼즈와 공공성’의 논의로 확장하고자, 서울대학교 아시아도시사회센터, 시·시·한 연구소, 커먼즈 네트워크, 경희대학교 실천교육센터, 경의선공유지 시민행동이 다시 공덕에 모여 ‘2022년 공유도시 포럼’을 개최하였다.
공유도시 포럼은 ‘공유 서울’ 정책의 일환으로 2019년 서울 미래혁신포럼, 2020년 서울 혁신주간에서도 개최된 바 있다. 당시의 논의를 더욱 발전시켜나가고자 했던 참가자들의 약속이 이어져, 2022년에도 공유도시 포럼을 개최하게 되었다. 특히 올해는 경의선공유지 퇴거 2주년을 맞아, 경의선공유지가 이 사회에 던진 ‘공공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다시 사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공공성의 의미를 재평가·재의미화 하고, 나아가 공공성의 의미를 커먼즈와 연결하여 더욱 대안적 상상으로 이어나가기 위한 논의가 이어졌다.
이번 포럼은 세 차례의 발표와 이에 대한 네 명의 토론자의 토론, 그리고 종합 토론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첫 번째 발표의 주제는 ‘소유권에 대한 비판적 분석’이다. 불평등과 시민성 연구소의 정준영 선생님께서 법학의 관점에서 소유권을 해부하고, 이로써 배타적 사유재산권과 재산권의 문제에 질문을 던지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주생활연구소 신수임 선생님께서는 ‘사회주택은 어떤 공공성을 지향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발표를 해주셨다. 마지막으로 경의선공유지 시민행동의 김상철 선생님께서 ‘우리 땅과 공공성: 경의선공유지에 던져진 소유에 대한 질문들’이라는 주제로, 공공성과 소유의 문제를 경의선공유지 운동을 중심으로 이야기해주셨다. 더불어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이계수 교수님,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의 김윤철 교수님, 전 서울혁신기획관 정선애 선생님, 런던정경대 Postdoctoral Associate의 한디디 선생님께서 토론을 이어주셨다.
2022년 공유도시 포럼은 커먼즈적 관점에서 소유의 영토를 넘어, 공공성을 적극적으로 재해석하고 그 위치를 새롭게 정립하고자 하는 시도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 웹진 공유도시는 2022년 공유도시 포럼의 현장을 5월 특집호로 담았다. 비록 경의선공유지의 현장은 사라졌지만, 경의선공유지 운동이 남긴 의미와 질문들을 이번 특집호를 통해 되새기고자 한다. 그리고 독자들과 함께 ‘공공성-시민의 자유와 정의-사적 소유권의 갈등’에 본질적으로 접근해보고자 한다.
“국공유지에 대한 국가 혹은 지방자치단체의 소유권을 구성하는 구체적인 권리 요소들을 따로 따져보았을 때, 어떠한 이익과 가치를 보호하고 실현하는지를 고민해 볼 수 있습니다. 즉 국공유지의 대한 방해 배제 청구권의 행사가 어떤 근거로 제한될 수 있고, 또 국공유지에 대한 시민들의 사용권은 어떤 근거로 보장될 수 있는지 그래서 소유권 개념에 대한 제가 소개해드린 그런 분석이 이런 문제를 다루기 위한 그냥 하나의 프레임워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고 실제로 유용한지는 평가를 받아봐야 하는 문제일 것 같습니다.”
– 불평등과시민성연구소 연구원 정준영
“국가 공공성과 생활 공공성은 현실에서는 양분할 수 없으며, 각 범주에서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합니다. 사회주택은 공(共)과 사(私)로 양분된 방법을 넘어, 주택을 공유 자원으로서 소유 중심에서 정유와 접근, 이용에 대한 권리 중심으로 이동하며 새로운 차원으로 주거권을 보호한다라고 주장을 하고 싶습니다.”
– 주생활연구소 연구원 신수임
“2022년 4월 우리가 물러 난 경의선공유지 부지는 여전히 펜스로 가려져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코로나19 때문이라고 하기엔 그렇게 서둘러 내보낼 필요가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자격없이 땅을 사용한 것이 부당하다고 한다면 국가가 국유지를, 보존용 토지도 아닌데, 어떠하게도 사용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은 괜찮은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생깁니다.”
– 경의선공유지시민행동 김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