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축소도시 사례연구를 통한 한국의 지방도시 방향성 제고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연구연수생 소논문 리뷰
성균관대 철학과 김석준
지방이 소멸하면 국가가 소멸한다
각자에게 ‘지방’은 어떤 의미일까. 별다른 인프라 없는 낙후된 공간? 혹은 향후 노년을 보낼 공간? 새로운 뉴타운 건설을 꿈꾸는 누군가에겐, 투기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정도의 관심이라도 있다면 차라리 다행이다. 혹시 지방을 같은 영토 안에 있지만,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분리된 공간’으로 치부하고 있지는 않은가? 수도권에서 태어나 학교도 직장도, 주거도, 평생을 수도권에서 해결하는 이들에게 ‘지방’은 잠시 머무르는 휴가지를 제외하곤 전혀 자신의 삶과는 관계없는 분리된 공간일 뿐이다. 수도권의 인구 및 산업 집중 추세를 봤을 때, 평생을 수도권에서 보내며 지방을 다른 나라 이야기처럼 받아들이는 비율은 점차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다른 이야기이다. 저출산‧고령화는 국민 모두에게 심각한 사안이자, 여러 정부에 걸쳐 최우선 과제로 꼽아온 현안이다. 그러나, ‘저출산‧고령화’와 ‘지방소멸’ 세태 간 밀접한 연관성을 인식하고 있는 이들은 많지 않다.
지방도시의 인구가 감소하면 그에 따라 각종 인프라 시설이 빠져나가고, 덩달아 도시산업과 지역 커뮤니티, 도시 치안 등이 불안정해진다. 지방의 경쟁력이 감소함에 따라 지방인구는 경쟁력 있는 수도권으로 이주한다. 수도권에선 인구가 유입됨에 따라 (주거‧학업‧취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한정된 자원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진다. 이에 따라 청년층의 경쟁 스트레스가 심화되고, 자연스레 결혼 및 출산이 감소하면서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된다. 이는 종국적으로 지방 중소도시의 성장 동력을 상실토록 만든다. 뒤집어 생각해 본다면, 지방의 쇠퇴를 막고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으로 청년에게 다양한 기회의 장을 제공하고,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결을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지방소멸과 저출산‧고령화 간의 밀접한 관계는 현재 과소평가 되고 있다. 현상 간의 연쇄 구조에도 불구하고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에서 지역 불균형 관련 예산은 고작 0.6%로, 지극히 부차적인 수준에서 다뤄질 뿐이다.
이번 연구는 현재 한국 사회가 직면한 심각한 저출산‧고령화 문제와 위협받는 국가 경쟁력의 유력한 해법이 ‘지방의 회복’이라는 전제하에, 향후 한국의 지방도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제언하고자 하였다.
성장주도형 도시계획이 가지는 한계점
한국은 1948년 정부 수립 이래로, 눈 깜짝할 사이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성공적으로 이룩해냈다. 그러나 ‘한강의 기적’의 어두운 이면에는 수도권을 비롯한 특정 도시에 인력과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경사형 발전전략’이 자리하고 있었다. 당시엔 부족한 인적‧물적 자원을 극복하고자 했던 최선의 선택이, 현재에 들어선 수도권과 지방 간의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격차를 만들어냈다. 현재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 거주하는 인구는 점차 증가하여 50%를 넘어선 반면, 전국의 소멸위험지역은 2005년 33곳에서 2022년 113곳(49.6%)으로 증가해 전국 시군구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에 이르렀다.
다시금 성장주도형 도시개발을 통해 극복할 순 없을까? 신도시 개발과 산업단지 유치, 파격적인 정착지원금 지원 등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는 것으로 도시의 성장을 도모하고 회복을 꾀할 순 없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재 한국에서는 불가능에 가깝다. 2023년, 한국에서 성장주도형 도시계획은 많은 도전에 부딪힌다. 한국의 주요 도시뿐만 아니라, 해외의 전통적 산업도시는 모두 인력과 자본의 집중 투자를 통해 급속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은 모두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고, 세계 경제는 침체 상황이다. 이전과 같은 투자 효용은커녕, 기존 개발도시의 낙후된 환경을 유지‧보수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시점이다.
리쇼어링(re-shoring)을 통해 해외로 외주화된 제조산업을 국내로 불러들여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움직임이 전 세계적으로 포착되고 있다. 그러나 높은 인건비 생산단가, 세대 간 기술력 단절, 높아진 노동 유연성이라는 걸림돌 탓에 많은 기업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실상은 더욱 심각하다. 한국은 2013년부터 ‘해외진출기업 국내복귀 지원법’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지만, 지난해까지 돌아온 기업은 108개 기업뿐이며, 고용효과가 큰 대기업이 유턴한 경우는 2014년부터 2021년까지 단 한 차례다. 일자리 증가가 곧 인구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대표 혁신도시 사레인 세종시는 행정기관 이전에 따라 전폭적인 주거인구 상승을 기대했다. 정작 세종시의 부족한 인프라와 가까운 수도권과의 통근 거리(KTX 이용 시) 탓에 근로자만 세종시로 이동하고 부양가족은 수도권에 상주하는 분리 현상이 발생했다. 더군다나 기술 발전으로 인해 AI, 드론이 인간을 대신해 생산 공정에 투입되고, 디지털 업무 전환으로 재택근무 환경이 보편화됨에 따라 근로자는 직장과의 물리적 거리 제약에서 해방될 것이라는 예측 또한 존재한다. ‘결혼장려금’이나 ‘출산지원금’ 같은 현금지원을 전폭적으로 늘리는 방식은 어떨까? 장려금 지금 방식은 일시적인 인구 유입을 기대할 수 있지만, 도시 자체의 기능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유입된 인구는 장기적으로 더 나은 인프라를 찾아 인근 대도시로 이주하게 된다. 지방 재정이 선순환되지 않고 일시적 수혜로 그치면서 열악한 지방재정이 더욱 부실해지는 것이다.
종합하자면 성장주도형 모델은 일시적으론 도시에 활력을 가져다줄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차원에선 복지의 지속성에 대한 의심을 낳고, 지방 도시 간 ‘제로-섬(Zero-sum) 게임’을 부추길 뿐이다. 도시의 회복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도시 자체의 매력을 제고하여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장기적인 선순환을 유도하는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
새롭게 도시를 보는 시각. ‘축소도시’
근래 들어 인구 유출이 가속화되고 도심의 공동화(空洞化)가 진행되는 도시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대두되고 있다. ‘축소도시(Shrinking City)’ 개념이 대표적인데, 축소도시 국제연구 네트워크(SCiRN)에 따르면, 축소도시란 ⓵ 2년 이상 심각한 인구 감소를 경험하고 ⓶ 구조적 위기와 함께 경제적 변화를 경험하고 있는 ⓷ 최소 인구 1만 명 이상의 인구 밀집 도시를 의미한다. 기존에는 ‘쇠퇴도시’ 혹은 ‘소멸위험도시’라는 표현으로 축소과정에 있는 도시를 표현해 왔지만, 이는 도시 축소과정에 부정적 인식을 심어줌과 동시에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눈 가리고 아웅 식 대응을 유발해왔다. 반면 ‘축소도시’의 개념 전환은 자연스러운 인구 감소 및 도심 공동화 현상에 대해 인정하고, 축소된 크기에 걸맞은 도시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첫 단추가 될 수 있다.
축소도시 관점에서 도시재생에 가장 최우선적인 고려사항은 ‘정주성’의 회복이다. 다시 말해, ‘살고 싶은 도시’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도시에 거주하는 인구가 증가할수록, 세수가 증가하며 지방정부의 재정자립도 수준이 높아진다. 재정자립도가 높아질수록 지자체는 자체적인 사업을 전개하기 쉬워지고, 지자체는 지역 사회의 발전을 위해 지방세입을 통한 투자와 환경 개선을 추진하면서 시민들의 정주의식을 제고할 수 있다. 정주성의 확보를 기점으로 지역 사회의 선순환이 발생하는 것이다. 우리보다 앞서 도시의 축소과정을 경험한 해외 주요 도시들은 정주성을 회복하고 지속가능한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왔다. 일본의 하코다테(函館市)와 사바에시(鯖江市), 미국의 영스타운(Youngstown), 영국의 맨체스터(Manchester), 독일의 라이프치히(Leipzig). 위 다섯 축소도시들의 성공적인 대응 사례들의 공통적인 특징을 분석하고, 대표적 사례와 함께 설명하려 한다.
⓵ 적극적인 민‧관 거버넌스의 활용
해외 축소도시들은 민‧관 거버넌스를 적극적으로 운용하면서 축소 현상을 극복하고자 하였다. 거버넌스에 참여하는 ‘민간’은 주민 자치 조직을 포함해 시민단체, 직능단체, 민간 기업 등 다양한 범주의 주체가 있는데, 건강한 신뢰 관계에 기반한 거버넌스는 지역 행정의 효용성을 증가시킨다. 거버넌스의 형성을 통해 지역민과 지자체 간의 정보 불균형으로 인한 마찰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민간의 적극적 참여를 통해 지역의 고충과 개선사항을 별도의 수집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모을 수 있다. 일본의 하코다테시는 주민과 지역이 함께 지방 특색에 맞는 활성화 방안을 찾는 ‘마치즈쿠리(마을 만들기)’ 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면서 지역의 활력을 되찾았다. 도시 내에는 마치즈쿠리 활동을 지원하는 ‘하코다테시 지역 문화 교류 마치즈쿠리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마치즈쿠리 프로그램의 일환인 ‘하코다테 스미카 프로젝트’는 유서 깊은 마을풍경을 보존하고 재생시키자는 목적에서 출발해 공공기관과 지역주민, 다양한 지역 NPO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서 지역주민들은 다양한 분야, 다양한 세대의 사람들끼리 섞여 팀을 구성해 쇠락한 지역을 돌고 인터뷰하며 지역 회생 방안을 모색한다. 서로 다양한 입장의 사람들이 교류하면서 다각적인 측면에서 지역의 문제를 이해하고, ‘하코다테 주민’이라는 공통사 아래 커뮤니티를 구축하면서 지역에 대한 애착을 형성하였다.
미국의 ‘러스트-벨트(Rust- Belt)’에 위치한 영스타운은 산업 재구조화 과정에서 큰 타격을 입었지만, 시 당국과 영스타운 주립대학교 간의 적극적인 연계를 통해 살기 좋은 도시로 거듭날 수 있었다. 영스타운 주립대는 시 당국과 협력하여 경영대학 캠퍼스를 캠퍼스 안이 아닌, 도심 내에 위치시키면서 메인 캠퍼스와 도심이 이어지는 연결다리를 놓았다. 이에 그치지 않고 ‘도시 및 지역연구를 위한 센터(Center fo Urban and Regional Studies)’를 설립해 지역 당국과 대학이 협업해 서로의 계획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 결과물이 성공적인 도시계획 추진 사례로 빼놓지 않고 꼽히는 ‘영스타운 2010’이다. 영스타운 2010 계획은 지역주민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축소도시로의 방향성을 공고히 하고, 녹지와 기반 시설의 적정 규모화를 추진해 저밀도‧주민 친화적 도시를 만드는데 기여했다.
⓶ 재개발을 통한 구도심 활성화
도시의 회복을 위해선 중심이 되는 ‘도심’의 역할이 중요하다. 축소과정에 있는 도시에서는 높은 확률로 도심 공동화가 발생한다. 낙후된 구도심을 벗어나 새롭게 개발된 깔끔한 환경의 교외 지역으로 주민들이 이동하면서 도심이 비어버리는 것이다. 교외화로 인해 지자체의 서비스 제공 비용이 커지고, 외면당한 도심의 인프라는 급격히 낙후되고 만다. 도시의 효율성이 저하될 뿐만 아니라 공실률의 증가로 인해 도시가 황폐해지고, 치안이 악화된다. 따라서 축소도시는 난개발과 교외화를 방지하고, 구도심을 재활용할 필요가 있다.
동독의 대표적 공업도시였던 라이프치히는 통일 이후 국영기업의 대대적인 민영화와 합병, 도산을 계기로 산업기반이 몰락했다. 빠져나가는 인구와 기업을 막기 위해 막대한 보조금과 지원을 통해 유인 전략을 펼쳤지만, 기업과 인구의 유출은 막을 수 없었고 도심 공동화는 확산되었다. 시 당국은 성장주도형 도시재생에서 매력적인 주거 공간과 도시환경 조성으로 전환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은 시 정부는 낙후된 도심 내 보수가 가능한 주택은 보수하고, 노후 수준이 심각한 주택은 아예 철거하여 효율적인 구조로 재건축해 소유자에게 돌려주었다. 빈집이 많을수록 주택이 관리되지 않아 빠르게 낡고, 치안은 열약해진다. 따라서 주택협회인 ‘하우스할텐(HausHalten)’은 소정의 계약금과 최소한의 관리비만 가지고 빈집과 세입자를 연결해 주는 ‘베히터 하우스(Wachterhaus)’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빈집 문제와 주거 문제를 동시에 해결했다. 당분간 활용이 불가능해 보이는 건물이나 주택은 오픈 스페이스로 활용하거나 아예 철거 후 근린 정원으로 전환하면서 시민의 여가 활동이나 예술 활동을 장려하였다.
⓷ 도시 특색에 맞는 양질의 산업구조 구축 ‧ 지역대학과의 연계
축소도시는 지역의 특색에 맞는 미래 먹거리 산업을 하루빨리 탐색 및 양성할 필요가 있다. 현재 축소 단계를 밟는 도시들은 대부분 전통적 산업도시로, 기존의 저부가가치‧단순노동에 기반한 제조업으로 폭발적 성공을 경험했던 도시들이다. 따라서 지속 가능한 도시를 위해선 단일한 산업구조와 저부가가치 산업에서 벗어나, 다양한 산업을 양성하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일본의 사바에시는 기존의 주력사업이었던 안경 산업의 생산방식을 공장식 제조에서 탈피해 첨단 산업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차별화‧고급화 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영국의 맨체스터는 인구의 60%가 단순 생산노동에 종사할 정도로 대표적인 공업도시였지만, 본래 보헤미안 문화나 길거리 댄스 문화와 같은 자유로움을 상징하는 문화가 자라났던 지역이다. 도시 분위기에 걸맞춰 노던쿼터(Northern Quarter)의 버려진 요트 창고를 활용한 클럽 ‘하시엔다’가 들어서며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고 자연스레 청년이 모였다. 주 소비층을 잡기 위해 상점과 카페, 기업이 노던쿼터에 몰려들었고 시 당국은 노던쿼터를 전략적 문화지구로 선정한다. 자유로운 분위기에 매료된 젊은 게이들이 차츰 모여들어 ‘게이 빌리지’를 형성하면서 게이 빌리지를 중심으로 맨체스터의 창조 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하였다.
지역대학과의 연계는 지역의 미래 먹거리 산업 발굴에 필수적인 요건이 될 수밖에 없다. 영스타운 주립대학교는 영스타운의 주력사업이었던 철강산업에 기반해 우수한 성능의 충격 흡수 알루미늄 용기, 초경량 알루미늄 세라믹 방탄조끼 등을 만들어냈다. 산학협력을 통해 도시의 새로운 경제 기반을 만들어 낸 것이다. 결국 대학의 지속을 위해선 연고지의 생존이 요구된다. 대학이 우수한 인재를 양성해 내고, 지역은 인재가 정착해 그 안에서 가정을 형성하도록 장려하고, 그 도시에서 나고 자란 다음 세대가 지역대학에 입학하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
⓸ 정책의 연속성 제고
성공적인 도시재생을 위해 무엇보다 전제되어야 하는 것은 정확한 판단에 의한 계획의 수립과 계획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협력 거버넌스나 상향식 의견 수렴 과정은 복잡한 이해관계를 동반하고, 주기적인 의견 수렴이 필요하므로 시간이 요구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은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필수 불가결한 절차들이다. 당장의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적인 차원에서 도시의 비전을 실행해 나갈 필요가 있다. 사바에시의 마키노 하쿠오 시장은 4선 동안 시장을 역임하면서 시민주역조례와 도시 내 직접민주주의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었다. 영스타운은 다양한 이해관계 속에서 8년이라는 기간에 걸쳐 수백 번의 공청회와 의견 수렴 과정을 반복했고, 결국 성공적인 도시재생을 이뤄냈다.
글을 마치며..
우리는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대해 15년에 걸쳐 280조라는 어마어마한 혈세를 투자했다. 그럼에도 출산율은 점차 낮아져 0.78명 수준에 이르렀다. 해답이 나오지 않는 수식으로 반복해서 접근해봤자 언제나 비슷한 오답으로 귀결될 뿐이다.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땐, 내가 놓치고 지나간 조건은 없는지, 선후관계가 틀리지 않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제 계산식에 ‘도시의 회복’을 대입해 볼 필요가 있다.
한국의 도시는 많은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국내적 차원에선 심각한 지방소멸 위기에 대한 대응 대책이 필요하고, 글로벌 차원에서 지난 팬데믹 사태에서 외부 자본에 의존하던 도시들의 무기력한 쇠락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도시는 체질 개선을 통해 자생가능한 힘을 길러야 할 때다. 그 과정이 ‘컴팩트-시티’로의 전환이거나, ‘커먼즈 네트워크’를 기반하거나, ‘축소도시’를 통하거나, 혹은 여러 방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거나…확실한 것은 지금의 기형적인 ‘서울 공화국’은 지속 가능한 모델이 아니며, 새로운 구조로의 개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글 I 김석준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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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 박배균
편집장 | 이승원
편집 위원 | 문지석, 홍지수, 김석준, 심여은
발행처 | 서울대학교 아시아도시사회센터, 시ᆞ시ᆞ한 연구소
발행일 | 2023년 3월 31일
*2021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음(NRF-2021S1A5C2A03088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