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서울특별시장 보궐선거 공유정책 비교
2021년의 서울. 투기적 사유화로 인한 공간적 불평등, 팬데믹으로 생태적·사회경제적 위기가 여실히 드러난 시공간이다. 다가오는 4월 7일 치러질 서울특별시장 보궐선거의 각 후보들은 ‘공유도시’에 대한 문제의식을 얼마나 가지고 있으며, 어떤 구체적 방안들을 내놓았을까. ‘공유 도시’에 대한 후보 15명의 의지와 정책적 입장을 알아보았다. 정책 비교 및 분석은 각 후보의 공약 자료집과 질의서 답변(질의서 원문보기)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후보명 | 1.박영선 | 2.오세훈 | 6.신지혜 | 7.허경영 |
답변여부 | X | X | O | O |
후보명 | 8.오태양 | 9.이수봉 | 10.배영규 | 11.김진아 |
답변여부 | X | X | X | O |
후보명 | 12.송명숙 | 13.정동희 | 14.이도엽 | 15.신지예 |
답변여부 | X | X | X | X |
서울시는 도시문제에 대응하는 새로운 전략으로 ‘공유’를 주목해왔다. 2012년 9월 공유도시 선언을 기점으로 ‘공유도시 1,2기 기본계획’을 추진했고, 공간, 교통, 물건, 정보 등의 공유 정책을 시행해왔다. 그리고 최근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간 시행될 ‘공유도시 3기 계획’을 수립했다.(서울시 공유서울 3기 기본계획.pdf) 그렇다면 ‘공유’란 무엇일까. 이때 공유는 “필요한 자원을 정부와 시민이 함께 협력하여 공동으로 생산하고, 이러한 유무형의 공동 생산물(재화, 지식, 정보, 관계, 가치, 자연의 보존 등)을 모든 사람들이 함께 공정하게 분배하고, 바람직하게 활용할 수 있는” 모든 활동(생산, 분배, 활용)을 포함한다.
<월간 공유도시>는 서울시 시장 후보들이 내놓은 재료들을 ‘공유’의 프리즘으로 관찰하고 검토하고자 한다. 정책 분류를 위한 틀로서 Hess(2008)의 도시 공유자원 분류에 약간의 수정을 가해 활용했다. 이에 따르면 공유 정책은 문화, 보건 의료, 지식 정보 등의 분야뿐 아니라 근린, 도시, 글로벌 차원 등 다양한 층위에서 실행될 수 있다. 즉 공유 정책의 핵심은 그 대상이 되는 자원의 종류가 무엇인지 보다도 지속 가능성, 공공성, 협력, 연대, 호혜와 같은 가치를 확산시키는 데에 있다.
문화적 커먼즈 | 기반 커먼즈 |
공공미술, 비영리 민간단체, 거버넌스 | 교통, 인터넷 기반, 무선 통신, 주차 |
지식 커먼즈 | 보건의료 커먼즈 |
디지털 격차, 교육, 지적재산권 | 공중보건의료, 병원 |
주거·도시 커먼즈 | 글로벌·환경 커먼즈 |
주택, 주거 공동체, 생활환경 | 대기, 탄소 배출, 오염 |
후보별 공약
편집진은 생태·공유적 발전과 사회적 연대의 관점에서 각 서울시장 후보의 공약을 평가하고 정책적 입장을 확인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간 2파전으로 진행 중이지만, ‘공유’의 관점에서는 오히려 군소 후보들의 공약들이 눈에 띄었다. 공공임대주택 확대, 디지털 취약 계층 지원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유 정책은 주로 소수정당 후보의 공약집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박영선 | “기후·환경 위주의 공유 정책”= 박영선 후보의 세 번째 공약인 ‘기후와 환경, 교통 대전환’ 부분을 보면 △에너지 제로 건물 확대 △학교 절반을 그린 스마트 스쿨로 전환 △녹색길 조성 △수직정원 도시, 미세먼지 차단 숲, 바람길 숲, 한강 숲 조성 확대 등이 명기됐다. 기후 위기에 대응해 탄소중립도시로서의 서울을 실현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작은 도서관 확대’, ‘학교 및 체육시설의 공유’ 등 공유 거점을 확대하겠다는 정책도 제시했다. 그러나 “공공 주택 30만 호 공급한다”는 것 외에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유 정책은 보이지 않았다.
오세훈 | “개발지향 공유 정책”= 오세훈 후보의 선거 공약집을 보면, 공유 관련 정책을 찾기 어렵다. ‘서울 시내에 저이용되고 있는 민간 소유 토지를 임차하여 SH공사 등 공공에서 주택을 건설해 공급하는 민간토지임차형 공공 주택 정책을 도입한다’는 내용이 있다. 다만 “서울시 도시계획 규제 혁파를 통해 재개발·재건축 정상화하겠다”라는 공약을 최우선으로 내세워, 사회적 배제와 불평등 문제를 오히려 심화시키는 정책안을 제시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신지혜 | “주거 공유부터 지식 공유까지”= 기본소득당의 신지혜 후보는 공유 정책에 대한 의지가 단연 돋보였다. 주택 및 주거 공유 정책에 있어서는 △현행 주택에 한정되어 있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확장 △토지세와 연계된 기본소득 실시 △공공토지임대제 기반 토지임대부 주택, 상가 건설 △공공임대주택 확대 △최저주거기준 상향 및 순환형 임대주택 공급 등을 내놓았다. 거대 정당 후보들의 개발 중심의 공약에 비해 주거 불안 해소에 대한 의지가 강하게 드러나고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포용성이 높은 정책들이지만, 한편으로는 공약의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대한항공으로부터 서울시가 매입하기로 한 송현동 부지 48-9 번지 일대(37,141㎡)의 사용계획에 대해서는 “공유 마을의 시범지구로 선정하겠다”라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글로벌·환경 커먼즈를 위한 정책도 눈에 띄었다. 신 후보의 공약과 답변서를 종합해볼 때, △탄소중립을 위해 여의도 국회 부지를 녹색미래 클러스터로 활용 △그린 모빌리티 지원 △태양광 발전 설비 확보 및 태양광 협동조합 모델 육성 △나눔카 전기차 확대 △1인 가구 밀집 지역에 재활용 정거장 설치 △ 재생 용기 보급 및 세척사업 등이 있었다.
장애인 이동권과 관련된 편집진의 질의에 대해 △저상버스 확대 및 역사 엘리베이터 설치를 통한 장애인 이동권 개선 등을 통해 도시의 공유 기반 시설을 확장하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사회적 경제 기업 활성화와 사회적 금융 활성화 △공유 활동 가치 평가 및 측정 가이드 마련을 통해 사회적 경제와 공유 생태계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 외에도 △무상 생리대 △여성전문 공공병원 등의 ‘보건 의료 공유 정책’과 △저소득층 무료 와이파이 이용에 대한 찾아가는 교육 실시와 같은 ‘정보 공유 정책’도 제시했다.
허경영 | “배리어 프리 교통 환경”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는 공유의 방법으로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조성 △이동 구간별 장애물 제거 작업 △서울시 공유 촉진 조례 개정을 제시했다.
오태양 | “환경·정보 공유 정책”= 미래당의 오태양 후보의 공약은 ‘청년특별청’, ’여성청’, ’탄소제로청’, ‘행복시민청’ 등, 다양한 의제별로 ‘청’을 설립하겠다는 것이 특징적이다. 오 후보의 의제 중 공유 정책으로 주목해볼 수 있는 것은 △수도권 통합 녹색교통카드제 도입 △탄소제로청 신설 △2030 서울 녹지율 50% 추진 △도시 텃밭 쿼터 의무화 △재생에너지 녹색건축 인센티브제 도입 등의 글로벌·환경 공약이다.
오 후보는 청년정책의 일환으로 △ 청년 참여 거버넌스를 확대 및 강화한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이를 본격적인 공유 정책이라고 할 수는 없을지라도, 민과 관의 협력과 소통이 중요한 공유 활동에 있어 의미 있는 공약이라 할 수 있다.
△서울 시립대를 무상 서울시민대학으로 전환해 무상 공유 대학으로 운영한다는 지식 정보 공유 정책 역시 눈에 띄는 공약 중 하나이다.
그밖에 주 4일 제 근무, 기본소득, 공유 공간 확대를 연계해 ‘일-소득-생활공간’의 균형을 이루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오 후보의 ‘공유 공간’과 노동, 복지 의제를 결합시킨 공약은 독특하지만 구체성이 부족했고, 주거 불안정 해소를 위한 주거·주택 공약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수봉 | “데이터 가치 공유”= 이수봉 민생당 후보는 세 번째 공약으로 ‘서울형 기본소득 실현’을 제시했다. △데이터가 만들어내는 가치가 기업으로만 흘러가는 것을 막고 시민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데이터 주권 조례’를 제정하고, 이를 통한 △데이터 기금을 마련해 기본소득의 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혀다. 또한 △생애 기본소득 청구권을 통해 “진정한 기본소득의 취지와 정신을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서울의 쓰레기를 50% 감축”해 서울의 활력을 되찾겠다고 약속했다.
배영규 | “문화공원 조성”= 배영규 신자유민주연합 후보자는 △에덴동산 문화예술공원 조성을 공약했다.김진아 “여성 정책 중심”= 김진아 여성의당 후보자는 △친환경 전기차 택시 보급 △여성 노인 건강 클리닉 조성 △여성 노인대학 지원 확대를 약속했다.
송명숙 | “집의 개념을 투기에서 주거로”= 송명숙 진보당 후보는 “집을 소유와 투기의 대상이 아닌 모든 국민이 평등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개념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양도, 증여, 매매가 불가한 공공임대주택을 무주택자에게 공급 △재개발·재건축 공공임대주택 공급 의무 비율 상향을 제시했다. 송 후보는 “2030년까지 탄소제로 시스템으로 전환’하겠다고 공약했다. △탄소 배출 제로 구역 설정 △배출 제로 교 통인프라 확대 등 글로벌·환경 커먼즈의 정책을 제안했다.
그 외 △도시 미관 재구성 위주의 전시행정사업 폐기 △노점 생존권 보장 등의 공약을 내놨다.
정동희 | “?”= 정동희 무소속 후보의 5대 공약에서는 공유 관련 정책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도엽| “탄소중립 정책 제시” 이도엽 무소속 후보는 △수소차·전기차 보조금 증액 △건물 태양열 발전 설비 설치 등 글로벌 커먼즈 관련 정책을 제시했다.
신지예 | “임대주택 비중 확대”= 신지예 무소속 후보는 △상업건물 재생에너지 비율 상향 △기존주택 활용한 임대주택 확보 △재개발·재건축 총량제 실시를 약속했다.
공유도시를 위하여
‘공유도시’가 세계적으로 생태위기, 불평등, 투기적 도시화와 지역 불균등 발전에 대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서울 시민의 삶이 공유에 익숙해 가는 것에 비해, 서울시장 후보들의 이에 대한 인식은 편차가 심해
아쉬움이 컸다.
‘공유도시’ 운동이 공공재의 회복과 민주적 공동관리로 사회적 약자 보호, 젠더평등, 환경 및 건강권을 위한 종합적 도시전환 실천이라는 차원에서 볼 때, 향후 어느 후보가 시장이 되든, 서울시 모든 정책을 공유의 가치로 연결해야 할 것이다.
*전체 후보별 공유·커먼즈 공약에 대한 비교 정리는 공유/커먼즈 공약 비교 스프레드를 클릭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4·7 재보선 후보자들의 5대 공약과 선거공약서 전문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책·공약 알리미 사이트(policy.nec.g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발행인 | 박배균
편집장 | 이승원
편집 위원 | 최희진, 송지우, 상덕, 홍지수, 홍다솜, 이혜원
발행처 | 서울대학교 아시아도시사회센터, 시ᆞ시ᆞ한 연구소
발행일 | 2021년 6월 25일
*2017년도 정부재원(교육부)으로 한국연구재단 한국사회과학연구사업(SSK)의 지원을 받음(NRF-2017S1A3A2066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