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자 중심의 부동산 시장 질서를 사용자와 균형있게 가치를 나누는 법 | 커먼즈클럽 정수현 대표

7월 3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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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자 중심의 부동산 시장 질서를 사용자와 균형있게 가치를 나누는 법

앤스페이스 팀은 공간공유 플랫폼 ‘스페이스클라우드’의 경험을 바탕으로 공급자 중심으로 형성된 도시공간과 부동산 시장에서 사용자의 권리를 되찾는 대안적 질서를 만들어가는데 앞장서고 있다. 특히 2021년 부터는 ‘커먼즈클럽’을 조직하여 현장과 비즈니스 영역에서 커먼즈를 구현하는 데 실질적인 경험치를 쌓아가고 있는 이들과 함께 다양한 실험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도시커먼즈의 경험을 확산하고 있다. 이에 웹진 공유도시 팀은 이번 7월호에서 현장에서 커먼즈라는 가치의 소셜 임팩트를 구현하고 있는 ‘앤스페이스’의 정수현 대표를 만나 ‘커먼즈클럽’이 그리고 있는 다양한 상상력과 비전, 그리고 그간의 경험과 고민들을 모두 들어보았다.

앤스페이스, 커먼즈클럽 정수현 대표

“공급자 중심의 도시는 유휴공간을 낳고, 깨진 유리창의 법칙처럼 도시를 망가뜨리기도 해요. 사용자들이 더 오너십을 갖으면 좋겠다는 실용적 관점에서 도시 커먼즈를 상상하기 시작했습니다.

부동산 자산의 소유자와 운영자, 그리고 이용자 등 이해관계자 사이에서 공존과 상생을 이루어져야 지속가능한 도시가 구현된다고 생각하는데요. 자본과 권리가 충돌하는 과정에서 공생하는 경험이 누적 되어 있지 않아 도시 곳곳이 진통했습니다. 한국사회가 한 4~50년 즘 개발 중심적 사고로 발전해 오다가 새로운 전환에 대한 방향을 찾고 있다고 보거든요.
도시 발전의 성숙기를 맞이할 때, 공동 자원을 접근하는 협력적 거버넌스를 구축하는데 커먼즈가 도움이 되는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커먼즈클럽의 시작

Q. 우선 선생님께서 활동하고 계시는 커먼즈클럽 팀이랑 대표님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는 커먼즈클럽의 커뮤니티 빌더로 활동하고 있는 정수현 이라고 합니다. 공간공유 전문 기업 앤스페이스를 창업하고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해요. 앤스페이스를 먼저 소개해 드려야 될 것 같은데요. 앤스페이스(NSPACE)는 공간공유를 통해 자기다움 있는 사람들이 머물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간다는 비전으로 2014년에 설립한 소셜벤처이고요. 거대한 부동산 문제까지는 아니어도 내 주변에 필요한 공간을 적정한 비용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돕자는 서비스 마인드로 10년 가까이 비즈니스를 해오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공간공유 플랫폼 ‘스페이스클라우드’(www.spacecloud.kr) 사업을 하고 있구요. 회의실, 연습실, 공유오피스, 요즘은 캠핑장과 워케이션 공간까지 하루 또는 시간 단위로 공간을 예약할 수 있는 플랫폼이에요. 어느새 전국에 5만개의 공유공간들이 입점되어 있고 연간 거래액이 500억 규모로 성장하면서 아직 작은 규모이긴 하지만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구조를 만들었어요. 다양한 공간 활성화 사례와 에피소드, 사업 네트워크도 탄탄하게 구축되어 가고 있어요. 10년 가까이 이렇게 활동하다보니 공간공유 임팩트에 대한 데이터와 좋은 사례들이 많이 쌓이더라구요. 그 경험치가 단순히 더 큰 수익 창출을 지향하는 부분을 넘어 원래 창업의 방향대로 뭔가 지역 공동체나 도시에 머무는 창조적인 크리에이터와 활동 커뮤니티에 기여가 될 수 없을까? 계속 고민을 했었거든요. 그 과정에서 ‘작은도시기획자들’과 같은 공간 기획자들의 활동도 맡아보고, 공공기관과 지자체와 협력사업도 많이 하구요. 조금 더 책임있게 공간 이해관계자들의 건강한 관계 설정과 자산의 관리 방향과 정책을 제안해야겠다 생각해서 사내 벤처처럼 프로젝트로 시작한 것이 ‘커먼즈클럽’이에요.

커먼즈클럽 홈페이지 첫 화면에 소개가 되어 있는 내용인데, 이런 우리의 활동과 비즈니스를 도시 커먼즈(Urban Commons) 영역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커먼즈가 워낙 방대한 개념이고 ‘천혜의 자원’부터 ‘디지털 공유재’까지 여러 영역에 걸쳐 있지만, 커먼즈클럽은 도시 공간자원과 이해관계자 그리고 지역에 집중하기로 했어요. 이렇게 활동선언을 하다보니 유사한 고민을 하는 공간 기획자들이나 연구자, 기업들, 지자체 기관들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포럼을 열어서 생각을 공유하자 해서 시작하면서 벌써 3년째 활동하고 있네요. 2021년 서울에서 시작되었고, 2022년에는 김해에서 올해는 제주까지 활동이 이어지고 있네요.

Q. 커먼즈클럽으로 어떤 활동들이 있었나요?

커먼즈클럽의 첫 시작은 2021년에 대치동 앤스테이블에서 ‘새로운 건물주가 온다’라는 주제로 2일간 열린 포럼이었어요. 건물주와 운영자가 공존을 넘어 윈윈할 수 있다라는 주제로 리츠 전문가, 감정평가사, 부동산 시행사, 협동조합형 시민자산화 그룹이 모여 각 영역에서 시도되고 있는 새로운 소유권 개념을 다뤄봤어요. 부동산과 도시 공간의 자산권 안에 담긴 처분권, 사용권, 수익권의 가치들이 어떻게 건물주에 귀속되고 운영자에게 공유 될 수 있는 가를 현안을 진단하고 다양한 금융 모델이나 권리 관계들을 재해석 해볼 수 있는 재밌는 관점들을 공유했죠. 리츠 전문가인 김선희 신세계 프라퍼티 전략팀장님이나 시민자산화의 상징이었던 해빗투게더 박영민 이사님을 한 자리에서 모시니 시장 모델이나 공동체 모델에서 어떤 면에서는 일목상통한 주제를 발견 했던 포럼이었습니다. 자산의 권리 형성 과정이나 그 가치를 분배하는 과정에서 시장이나 공동체 영역 모두에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필요로 하는구나 하는 부분이요. 거버넌스라고 부르는 부분들이 앞으로 공동 자원과 공유공간들을 운용하고 경영하는데 있어 중요하겠구나 이런 것들을 발견하는 시간이었어요.

이 포럼 이후에 많은 지자체와 연구 기관에서 커먼즈 관련 문의 또는 연구 제안이 있었는데요. 커먼즈클럽이 전문 연구팀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현장 기반의 사업가들과 전문가들이 실용적인 담론을 논의하다보니까 연결되는 것 같더라구요 연구 방식으로 각 지자체의 유휴 자산들 또는 공유재산에 대한 활용안이라던지 그것을 활성화 시킬 주체들에 대한 조언들을 구하시더라구요.

작년에는 그 과정에서 김해시와 연결이 되었어요. 정확히는 김해문화재단 산하의 김해문화도시센터와 협력하게 되었구요. 문화도시로 선정된 김해시의 공유재산들과 자원들을 어떻게 활성화 시킬지, 주체들을 발굴하고 성장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말 적극적으로 방법론을 구하셨어요. 포럼을 열어 전방위적으로 이 분야 선수들과 성과를 내는 이들을 모았어요. ‘공동체가 주인인 공유공간 자산들이 온다’라는 주제였고요. 소셜디벨로퍼의 개념이나 행안부에서 추진했던 소통협력센터 정책과 지역 공유재산 활용 사례들을 김해에 소개했어요. 포럼에서 끝나지 않고 김해에서는 지금 ‘공유공간 운영자’를 적극 발굴하고 성장시키는 역량강화 스쿨까지 개발해서 함께 운영하고 있어요. 지역은 도시커먼즈를 ‘인식’ 단계 이전에 먼저 ‘경험’하고 확산하는 과정으로 지역 불균형 문제를 해소해보려는 방법론을 찾고 있어요.

올해는 제주와도 함께 하게 되었는데요. 제주특별자치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의 제안으로 제주만의 공유도시 모델을 연구하고 포럼을 통해 의제를 모으는 일을 했어요. 제주에서는 ‘수눌음’ 이라는 개념이 마을을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더라구요. 일종의 어촌계, 마을계와 같이 함께 공동 자원을 일구고 그것이 공동체의 부와 개인의 발전이 연계 될 수 있도록 관계하는 자원 규칙을 만들어가는 문화였습니다. 제주대학교 공동자원과 지속가능사회연구센터 김자경 교수님은 그 수눌음 정신 또는 문화가 커먼즈의 한 축이라고 소개해주셨는데 정말 많이 공감이 되었고 배우게 되더라구요. 제주에서는 커먼즈클럽팀이 ‘도시 커먼즈’의 관점을 소개하고 지역 활동가, 사업가, 로컬크리에이터와 같이 제주다움이 있는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들과 ‘공유제주네트워크’를 창발하고 연결하는 작업을 한창 하고 있습니다.

근 3년의 활동을 정리해보면 도시공간 자원에 대한 권리, 그 권리를 향유할 주체들의 이해관계, 그것이 역동하는 시장과 정부 사이의 정책과 협력적 거버넌스 모델에 대해서 꾸준히 탐구하게 되더라구요. 앞으로도 커먼즈클럽 활동을 통해 지역의 공동자원과 공유재산에 대한 행정 및 사업가들, 활동가들의 현장 이야기를 모으고, 조금 더 나아가 실용적으로 어떻게 하면 공동자원 또는 공유 재산들을 협력적으로 공동체가 활용하고 그 가치를 잘 나눌 수 있을까를 모색하는 활동을 이어갈 것 같아요. 동시에 그것을 함께 고민하는 네트워크를 만들면서요.

Q. 감사합니다. 그럼 사실 커먼즈클럽이라는 건 앤스페이스 팀 구성원 말고도 다른 단체 구성원분들도 함께 느슨하게 연결되어있는 조직이라고 이해할 수 있는 건가요?

네. 앤스페이스가 모더레이터가 되어서 도시 커먼즈에 관계 된 활동하는 그룹들 또 담론을 확산하고 싶은 이들을 느슨하게 연결해 가는 네트워크 정도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거 같아요. 앤스페이스는 아무래도 영리 기업이라 공공적 작업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는데요. 앤스페이스의 사업 수익의 일부를 커먼즈클럽 활동에 마중물로 기여하면서 3년간 활동이 해왔던 거예요. 이 흐름에 발맞춰 함께 참여해주신 김해, 제주의 단체들에서 연구비나 활동비 지원으로 그 지역의 도시 공간적 문제를 해결할 주체들을 연결하면서 공동의 파트너십을 쌓고 있어요.

아직은 조금 더 우리 안에 개념 정의나 활동 방향을 모색하는 시기이고요. 계속적으로 도시 관련한 주제로 서비스 또는 비즈니스 활동을 하시거나, 공간을 만드는 플레이스 메이커들과 행정과 정책 담당 및 연구자들이 이 주제로 모여서 캐주얼하게 같이 노는 장(場)이 되는 커뮤니티로 만들어가 볼 생각입니다. 제가 그 커뮤니티의 빌더 역할을 하려구요. 향후에는 커먼즈클럽을 재단으로 만들어서 영국의 로컬리티나 파워투체인지 같이 커먼즈 관련한 활동가 또는 사회적 부동산 단체들을 위한 서포트 조직으로 만들어가고 싶어요.

Q. 재단이면 재원은 어떤 식으로 마련을 하려고 하세요?

이 부분은 앤스페이스 내부에서 이미 논의하고 있는 부분인데요 초기 활동비나 전문 인력도 앤스페이스가 창발했듯이 향후 재단이나 책임있는 법적기관으로 되기까지 앤스페이스가 책임을 져야 한다 생각하고 있어요. 감사하게도 앤스페이스는 2018년부터 조금씩 영업이익을 내고 있어요. (스페이스클라우드 땡큐!)

앤스페이스는 정관에 이익의 10% 이내에서 사회적 부동산 개발이나 공동체에 이익을 주는 도시 활동을 하는데 기여하기로 약속이 되어 있는 회사입니다. 그래서 그 약속을 저희는 커먼즈클럽을 만들고, 네트워크와 사업을 일으키는데 조금씩 리드 펀딩을 하기로 했어요. 앞으로는 이 문제의식과 발전 방향에 공감하는 많은 그룹들이 펀딩과 인력 서포트에 동참해주실 것이란 기대도 있어요. 현재는 해당 업무의 전담 인력 1.5인이 배치 되어 있습니다. 많은 지속가능한 단체와 재단들이 그렇듯 가능한 정부 지원금이나 보조금 없이 가보려 해요. 공유재산 운용에 대한 건강한 발언이나 모니터링을 위해서는 시민단체와 같이 조금 긴장감 있는 관계가 되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구요. 물론 커먼즈 관점에 공감하고 파트너십을 갖고자 하는 공공기관과 지자체는 언제나 환영이지만. 커먼즈클럽은 가능한 온전히 도시 커먼즈 운동 혹은 정책 또는 활동하시는 분들의 기반이자 자산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커먼즈를 실천하는 방법

Q. 그럼 본격적으로 그럼 커먼즈클럽이 진행하고 있는 활동들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우선 ‘연구’팀으로서 커먼즈클럽팀이 현재 고민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의식’은 어떤 지점에 맞춰져 있나요?

커먼즈클럽이 해결하고 싶은 문제의식은 ‘공급자 중심으로 형성된 도시공간과 부동산 시장의 질서를 사용자와 균형있게 가치를 나누도록 한다’입니다.

앤스페이스와 커먼즈클럽은 한 결에서 도시 공간 문제의 핵심, 소유권을 가진 공급자 중심으로 모든 정보와 권리와 가치 배분에 대해 하이라키가(Hierarchy)가 형성 되었고, 그 가치를 같이 올린 사용자는 배제되거나 정보 접근권, 이해관계에서 약자의 위치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어요. 부동산 시장에서의 공간 자산들이나 정부나 지자체가 관리하는 국공유 재산에서도 마찬가지에요. 이용자인 시민의 자산에 대한 접근권과 사용권이 제한적이에요. 저는 실제 사용자 중심의 니즈와 목적대로 된다면 공간도 활성화가 되고 시장도 건강해진다고 생각하거든요. 국공유 재산에 대한 부분에서도 주민들이 오너십을 갖고 지역의 자산을 단순히 이용만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의 경험도 갖고, 운용에 정책 이해관계자까지 참여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앤스페이스는 민간 부동산 시장은 스페이스클라우드로 사용자 중심 시장을 만들고, 국공유자산과 지역자산에 대해서는 커먼즈클럽의 활동으로 공동의 문제를 두가지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해 보는 접근을 하자라고 생각한 거죠.

사실 국공유 자산 운용에 대한 자료를 보면 그 활용 현황이 충격적이에요. 국토연구원에서 2022년에 발표한 ‘공유재산의 통합적 관리체계 구축방안’ 자료를 보면 지방 도시의 경우 심하면 거의 70~80%의 공유 부동산들이 노후화-유휴화 되어 있지만 대안을 잘 못찾고 있어요. 사실 행정 전문가인 공무원들이 부동산 활성화까지 하는 것은 무리이지 않을까 싶거든요. 그럼 빠르게 민간과 협력해서 방안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것도 매우 제한적인 개발이나 용역과 위탁의 행정 비효율 구조 속에서 멈춰 있어요. 용역과 위탁 방식은 민간의 창의적인 역량과 주도적인 오너십을 발휘할 수가 없어요. 자연스럽게 지역 주민들 또는 지역관리회사들이 성장해서 지자체의 유휴 자산을 책임있게 관리하고 지역의 필요에 맞게 서비스 할 수 있도록 자원 관리 체계가 잡히면 좋은데 우리나라는 그 체계를 아직 만들지 못하고 있어요. 실제로 책임있게 운영할 민간 조직이 많지 않는 것도 현실이구요.

그래서 커먼즈클럽이 지향하는 첫 번째 핵심 가치는 ‘로컬 오너십’ 거버넌스 구축 입니다. 공유재산이나 커먼즈라고 일컫는 공동자원들에 대해서 보다 참여권을 열고 이용자에서 운영자로, 운영자에서 공동의 정책 파트너로 성장하도록 장을 열어보자는 것입니다. 시민들이 지역 공동 자원에 대한 주인 의식을 갖고 책임지고 가치 발생을 위해 기여하게 되는 것을 커먼즈클럽은 ‘로컬 오너십(Local Ownership)’로 보고 있습니다. 로컬오너십이 건강하고 다양하게 구축되도록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모인 협력적 거버넌스를 열자는 것이 핵심이죠.

두 번째는 그 오너십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 지역 시민들에게 ‘자산에 대한 관리 역량과 공적 실력’이 있어야 된다는 것입니다. 정작 어렵게 공동자원에 대한 관리와 가치 발생 기회를 맡겼는데 활용도 못하고, 공적인 효과 없이 사적인 이익만을 위해서 쓰게 된다면 특혜 시비도 나고 기회 균등의 원칙이 깨지겠죠. 이를 위해 지역 시민 그룹들이 부동산 자산에 대한 공적 가치나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이해를 갖고, 그 자산의 목적에 맞게 전문 운영을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게 두 번째 커먼즈클럽의 핵심 아젠다인데,이 부분에서 앤스페이스가 기여할 수 있는 바가 있어요. 공간 개발과 운영을 할 수 있고 또 그런 전문 네트워크를 연결해드릴 수도 있죠. 김해문화도시센터와 지금 2년차 사업에서 공간 기획과 운영의 역량을 쌓는 교육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성과를 쌓아 전국적으로 이 교육이 확장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세 번째는 가치 배분 과정에 대한 경험을 쌓는 것입니다. 이게 가장 중요한 도시 커먼즈의 효능감을 주는 부분인데요. 공유재산을 활용해서 수익을 내고 그 수익이 운영기관 뿐 아니라 지역 공동체에 돌아가게 하는 정책 설계가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일 입니다. 영국의 경우 ‘로컬리즘 액트’가 롤모델이구요. 공유지에서 발생한 부동산 수익을 공동체이익회사(CIC: Community Interest Company)들이 자생하는 자원으로 삼고, 잉여 이익을 지역 주민들을 고용하거나 지역 발전기금으로 기부할 수 있게 선순환 구조를 법적으로 만들어 놨죠. 우리도 그런 법 체계가 마련되고 공유재산에 대한 민간 플레이어들이 관리 참여권이 높아질 수 있게 한국형 로컬리즘 액트법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공유재산을 활용한 재원으로 세금의 계속적 투입 없이 지역 사회를 위한 자원을 만들어 공동체에 기여하는 경험이 누적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 오너십(거버넌스), 역량(관리 능력) 그리고 가치배분 경험(공동체 기여) 이 3개가 커먼즈클럽이 구현하고 싶은 것들의 핵심이네요.

맞아요. 도시재생 현장이나 다양한 공공서비스 공간 현장에서 민간 플레이어들에게 공유재산을 관리해보는 경험들은 쌓이고 있는데요. 대개 용역과 위탁의 한계를 벗어나고 있지 못해요. 그러면 지속가능한 기업가의 경험이나 지역 자산 관리 회사로 성장할 수가 없어요. 출연금, 보조금, 지원금으로 관리되는 자산이 아니라 자산 스스로의 목적을 지역에서 찾아 사업 구조를 만들고, 그 사업비로 자산과 팀이 운영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자생력이 생겨요. 그리고 그 자생력을 만들어가는 지역 시민 그룹들이 만들어져야 도시 커먼즈가 우리 사회에도 제대로 구현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 아시는 이야기지만 국공유재산 관리 법령들은 지역의 민간 플레이어들에게 자산을 관리할 수 있는 주체로 보고 있지 않아요. 그저 사업자로 치부 되 위탁과 용역으로 공무원들의 디렉션을 수행하는 조직으로만 법 체계가 되어 있죠. 최소한 영국처럼 지역에 기여하는 사회적 부동산 기업이나 협동조합, 전문성 있는 소셜벤처들을 ‘공동체 이익 회사’ 모델로 인증하고 승격시켜서 관리 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주인을 찾지 못하고 놀고 있는 공유재산들에 대한 다양한 사업구조를 개발하게 하고, 국공유재산을 제대로 운용할 수 있는 밑그림이 잡힐 거예요. 자산 자체를 운용해서 발생하는 이익으로 세금의 지속적 투입 없이 지역에 선순환 가치를 공유하게 만드는 체계 마련이 필요합니다.

[사진] 커먼즈 클럽 팀

도시 커먼즈나 자산화, 로컬 기반의 시민자산화를 고민하는 분들에게는 매우 익숙한 영국의 로컬리티 액트법(localism act)과 공동체이익회사(CIC:Community Interest Company) 케이스가 떠오르는데요. 실제로 앤스페이스 팀도 직접 영국으로 가서 20개의 CIC 그룹을 인터뷰 했고 현장 사례들도 둘러보고 왔어요. 법적으로 진짜 지역에 기반한 공동체 이익 회사들을 대상으로 최대 100년까지의 장기 임대가 실현되고 있었고, 그러다 보니 넓고 긴 상상력으로 사회적 부동산 회사들이 커먼즈에서 주택, 상가, 코워킹스페이스, 문화공간을 짓고 운영하는 것을 실현하더라구요. UK 정부 사이트에 가면 이렇게 활동을 지향하는 그룹이 매달 400~500팀씩 신청을 하고 있고 규모도 2만개 이상이라고 합니다.

한국에서 커먼즈를 실현하는 그룹들이 참고해 볼 사례라고 생각했어요. 기업가나 활동가 같은 민간 플레이어 뿐 아니라 행정가와 정책가들도 주목할 부분이 많아요. 로컬리즘 액트법을 토대로 해서 공유지에 대한 민간의 적극적 참여권 그러나 제한적 이익권을 같이 설정해서 커먼즈 토대에서 발생한 부동산 이익을 지역을 위한 복지나 주민 고용으로 이어진다면 새로운 가능성이잖아요. 다양한 플레이어들과 함께 국공유지를 개발하고 운용해서 세금의 계속적 투입 없이 자생하는 지속가능한 사업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은 대단한 인사이트라고 생각해요. 우리나라도 국공유지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을 때 참고할 부분이라고 봅니다. 이러한 가치를 실현을 위해 계속적으로 커먼즈클럽 네트워크 토대 위에서 좋은 사례들을 모으고, 또 실패하거나 막힌 사례들도 경험을 쌓으면서 모두의 역량을 키우는 일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Q. 사실 그런 것들이 어떻게 보면 앤스페이스에서의 경험, 이제 수현 대표님의 개인적 경험으로부터 나오는 진실된 비전과 가치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그러면 이제 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서 얘기를 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많은 사례가 있으시겠지만 지금 현재 진행 중이신 이제 커먼즈관련 사업들을 이야기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커먼즈클럽을 만들어서 이 개념을 확산하고 네트워크를 창발하는 것 외에 앤스페이스의 사회적 부동산 개발과 운영을 통해서 실험을 계속 하고 있어요. 그 중 하나가 서울사회주택리츠로 개발한 대치동 소재의 커뮤니티 하우스 ‘앤스테이블’입니다.

서울시가 보유한 유휴지에 사회주택을 짓는 프로젝트인데요. 처음 사업 공모가 나왔을 때 ‘리츠’를 활용해서 운영출자자의 권한으로 대상지를 개발하고 운영 관리까지 책임 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즉 땅은 서울시 것이고, 리츠라는 부동산투자회사를 통해서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사회적경제주체(앤스페이스)가 공동 출자를 해서 건물을 짓고, 운영까지 최대 20년까지 일반임대로 공유재산을 관리하고 경영하는 모델입니다. 다만 SH가 대주주의 지위는 유지하면서 리츠의 공공성을 확보하는 것이지요.

앤스페이스가 이 사업의 최초 운영출자자로 선정이 되었어요. 서울사회주택리츠는 서울시가 보유한 유휴지를 여러개 개발하도록 되어 있는데 저희가 1호로 수년간 폐차장으로 방치되어 있던 대치동 100평의 땅을 개발 관리할 권한을 얻게 되었어요. 이곳에 사회주택과 코워킹스페이스, 카페와 문화공간을 개발했죠. 이 모델의 장점은 초기 금융리스크는 공공이 지고 민간 플레이어는 개발부담은 낮춘 대신 운영 전문성과 창의성을 발휘해 건물 가치를 높이고 지속가능한 사업 구조를 만드는데 기여하여 민관의 강점을 모아내는 프로젝트라는 점입니다.

좋은 시공사를 파트너십으로 만나 건물 잘 지었고, 시세의 80%로 신축 주택을 공급하다보니 대치동에 입소문이 나서 첫 해 20호실 모집에 60명이 몰렸습니다. 그 중엔 억대 연봉의 대치동 일타강사 분들도 있었어요 (웃음) 그만큼 괜찮은 집이 만들어졌고, 소득 제한이 있는 민간공공임대주택이었기에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창의적인 청년들에게 입주 기회가 주어졌죠. 지금까지 4년 가까이 운영해오고 있는데 공실이 거의 없고 평균 95% 입주율로 SH에서도 운영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높았습니다. 주택 운영은 리츠로부터 소액의 위탁수수료를 받는 모델이지만, 상가 부분은 마스터리스로 전권을 갖고 운영하면서 카페와 오피스, 커뮤니티 사업으로 운영해서 수익을 높였습니다. 즉 주택 입주자들에게는 임대료를 낮추고, 상가로 수익을 내어 자생적으로 운영하는 모델로 이 건물에 대한 지속가능성을 만드는데 성공한 것이죠.

이 원더풀한 사업이 최근 아쉬운 상황을 맞았는데요. 역시 거버넌스 과정에서 이슈가 발생했어요. 서울사회주택리츠가 금융부담이 높아지면서 청산을 결정하게 된 것입니다. 공공형 리츠이기에 리츠 투자자를 계속 모으고 사업을 키우고 금리 변동을 버텨야 하는 부담을 서울시와 SH가 버텨주어야 하는 데, 기조가 달라졌는지 어느날 그 부담을 지지 않기로 선언한 거예요. 올해 사업자들에게 리츠 사업이 종료 될 거라는 통보가 온 거죠.

[사진] 앤스테이블 입주민 커뮤니티 모임
[사진] 서울사회주택리츠 AMC 서울투자운용 담당자 메일 (2023.3.31)

그 과정에서 운영출자자이자 소액 주주인 앤스페이스는 청산이 되지 않기 위해 방안을 찾는 제안을 했지만, 의사결정권이 없다보니 재구조화 과정에서 청산으로 결정한 대주주(SH)의 결정을 수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맞았습니다. “청산을 안하면 파산되는데 그 손실을 원하시는 거냐”는 담당자의 야속한 멘트는 두고 두고 가슴에 새기게 된 회의 장면이었죠. 리츠라는 구조에서 민관협력의 파트너십은 그렇게 일방적으로 종결되는 방향을 맞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로컬 오너십’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잘 운영되는 공유재산도 정부 기조에 따라 거버넌스에서 다 틀어질 수 있다는 생각요. 자산을 관리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차이는 있겠지만 민간은 공유재산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역할로 세운 것이지 이 자산의 권리와 발전 방향에 의견이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는 없게 철저히 막혀 있구나 실감했던 것 같아요. 보조금 전혀 받지 않는 사업에서도, 스스로 성과를 낸 것으로 운영되는 자생적 건물에서도 이렇게 되니 예산을 일부라도 지원 받는 다른 사업장들은 어떻겠습니까. 생각이 많이 잠겼던 것 같아요.

요즘에 그래더 더욱 영국의 로컬리즘 액트법을 정말 달달하게 읽어냈던 것 같습니다. 이들은 공유재산과 로컬 오너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고 공공과 민간의 파트너십을 어떻게 지켜오고 있는지에 대해서요. 물론 그곳도 완벽하진 않겠지만 최소한 공유재산과 오너십, 의사결정에 대한 규칙이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고. 정부의 칼라와 상관없이 약속된 공유재산에 대한 민간 참여자의 권한과 책임이 있다는 점만큼은 정말 부러웠던 것 같습니다. 세금의 계속적 투입 없이 공유재산과 커먼즈 자원 속에서 다양한 공간 서비스를 시민들과 향유할 수 있었다는 점은 앤스테이블 운영에서 가장 큰 성과이고 보람이에요. 자산에 대한 권리 접근이 제한적이었지만, 그 과정을 속속들이 경험해 본 것으로 우리에게는 큰 경험적 자산이 쌓였다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사업이 종료 되어도 이 자료와 기록 만큼은 오래 기억될 것 같아요. 운영 잘 했지만, 거버넌스 결정사항상 5년을 채우지 못하고 종료된 이 사업으로 공유재산 운용에 대한 더 근본적인 고민을 감각적으로 키웠던 것 같아요. 한계는 있었지만 ‘공공리츠’ 라는 방법론을 경험했고, 운영 과정에서 커먼즈 자산의 가치를 청년 입주자들과 맛 보았고 실무적으로 많이 성장할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해요. 우리가 어떻게 더 뭘 해볼 수 없는 불가항적 상황으로 협약이 종료 예고 되고 청산 통보를 받은 것마저도 잊지 못할 경험이고요. 아마 이 경험이 우리가 앞으로 더 많은 커먼즈의 구현과 그 참여권을 얻기 위해 겪었어야 할 사건으로 새겨 이 과정을 잘 기록하고 기억해서 향후 근본적으로 대안을 모색하는 활동을 해보려 합니다.

Q. 이런 경험이 커먼즈클럽을 만들어야겠다는 강한 동기가 되셨겠네요. 다양한 실천적 프로젝트를 진행하시면서 겪어온 경험들에 비추었을때, 지역에서 진행되는 로컬 오너십이 만들어지는 현장 상황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기본적으로 방금 언급한 서울사회주택리츠 사례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공유재산에 대한 민관협력 거버넌스는 아직 갈 길이 좀 멀어 보여요. 하지만 지역 플레이어들의 실력과 역량이 커가는 것은 굉장히 기대할 수준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가끔 지자체 공무원 분들이 공모 사업을 위해 운영사를 추천해달라고 하시면서 플레이어가 잘 안보인다고 하시는데요. 그 때마다 전국에서 성장하고 있는 로컬 크리에이터와 가깝게는 스페이스클라우드에 입점된 공간 운영사들의 사례를 말씀드려요.

최근 작은 규모이지만 공간을 매력있게 만드는 이들의 창업 바람이 불고 있는데요. 스페이스클라우드에만 한 달에 약 1000팀의 사업자들이 공간 서비스를 만들어 입점신청 하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커먼즈에 구현 가능한 생활SOC에 부합하는 다양하고 칼라풀한 공간들이고, 수도권에서 전국 지역 곳곳으로 확장 되고 있어요. 이렇게 다양하고 매력적인 플레이스 메이커들의 생태계는 커지고 있고, 이들을 대상으로 공적인 기여 부분을 강화시키고 협동모델을 경험시킨다면 충분히 영국의 공동체 이익회사들 같은 소셜 디벨로퍼들이 나올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지금 중기청에서는 IT 벤처 지원을 넘어 로컬 벤처를 키우고 있거든요. 최근 립스(LIPS: Local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가 생겼더라구요. 전국에서 성장하는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거주 지역에 특화된 콘텐츠를 개발하고 브랜드로 키우고 있어요. 이들을 로컬 벤처로 바라보고 성장을 촉진하는 기반 사업들이 시작되는 것도 고무적이죠. 이렇게 다양한 운영관리 주체들이 성장한다면 그 중에 일부는 소셜 임팩트를 내는 공동체 이익 회사들도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커먼즈클럽이나 스페이스클라우드를 통해서 기대하는 것은 양적으로 공간 기획 및 운영사들을 넓게 발굴해내고 그 중에서 공동체에 기여하는 소셜 임팩트 그룹들을 발굴하고 공유재산과 커먼즈의 활성화를 연결해보는 실험을 즐겁게 상상해 봅니다.

Q. 그러면 국내에 커먼즈 기반으로 만들어진 사례나 에피소드들을 몇 개 더 같이 공유해주실 수 있을까요?

가장 잘 알려진 사례는 시민자산화로 마포의 건물을 매입해 모놀 이라는 공간을 운영하는 해빗투게더 협동조합의 사례에요. 홍대 부근에서 계속 둥지 내몰림 당하는 작은 기관 및 단체, 아티스트 그룹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서 시민자산화 기관을 만들어내고 펀딩을 통해 실제 건물을 매입해 운영까지 하고 있으니까요. 이상적으로 곱씹던 것을 사업화 해내고 실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사례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진] (왼쪽) 해빗투게더 ‘모놀’ / (오른쪽) 비스트리트 동네개발 지향도

그리고 최근 대전 어은동에서 지역 자산화로 소셜디벨로퍼로서 창조적인 도시를 만들고 있는 윙윙의 ‘B.Street’ 사례도 인상적인데요. 어은동 일대의 9개의 건물에 대한 전반적인 마스터 플랜을 윙윙이라는 회사가 진행하고, 부동산 조각투자를 활용해서 다양한 그룹으로부터 펀딩을 받아 건물 개발 및 이익실현 그 실현의 일부를 다시 공동체에 배당하는 일을 성사하고 있어요. 알고보면 윙윙의 이태호 대표님은 대전에서 계속 활동한 청년 기업가로 청년조례를 만드는 일부터 지역 공동체 기반의 개발까지 굵직한 레퍼런스를 일구어 오셨죠. 단지 사기업의 이익실현을 위한 개발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지속가능성과 회복성을 고려한 부동산 개발을 해내고 있다는 점에서 커먼즈를 추구한 활동가들이 부동산 자산 관리 역량을 갖춰갈 때의 소셜 임팩트가 무엇인지 체감 할 수 있는 사례지입니다.

마지막으로 행안부에서 추진했던 지역거점별 소통협력공간 조성 사업을 소개해 드리고 싶어요. 주민의 일상속 지역문제해결의 참여 문탁을 낮추는 공동체 공간을 조성하고 센터를 설치하는 사업인데요. 춘천을 시작으로 천안, 대전, 전주, 울산, 제주, 밀양, 청도, 군산까지 다양한 지역에서 공간과 센터가 운영되고 있어요. 개발 방식이 재밌는게 지역의 공유재산을 지자체가 선정하여(500평 기준) 행안부 공모에 참여하면, 심사를 통해 선정하여 국비로 공간을 리노베이션하고 소통협력센터가 설치가 됩니다.

개인적으로 앤스페이스 제주지사가 제주시소통협력센터에 입주해 있거든요. 제주에서 문제 해결을 하는 10여개 스타트업과 활동그룹이 입주해있고, 매일같이 다양한 지역의제들이 이 공간에서 모이고 복작복작 재밌어요. 제주에서 일하는 앤스페이스 멤버들도 이곳에서 일하고 머무는게 행복하다고 하더라구요. 센터에서 워낙 다양한 프로그램과 연결의 가능성을 만들어가고 있기도하고, 공간 자체가 지역에 분산된 다양한 의제와 주체들을 모아주는 역할을 하면서 협력적 임팩트를 낼 수 있도록 해주고 있어요. 저는 이런 사업들이 더 많아지고 안착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Q. 아주 재밌는 사례가 많네요. 그런데 지금 이제 거버넌스 하면서 관과의 어려움을 많이 말씀을 하셨잖아요. 소위 민관 협치라고 표방이 되고는 있지만, 기형적인 민간 위탁 구조라는 것들 때문에 굉장히 여러 가지가 좀 안 좋아졌는데, 혹시 민-민 간의 갈등 같은 거는 없을까요? 오히려 그런 부분들이 조금 더 발목을 잡거나 되게 껄끄럽거나 하는 경우들이 있지 않나요?

민-민 갈등은 부동산 시장 안에서 도처에서 사실 많이 터졌기는 했죠. 소위 ‘둥지 내몰림’으로 인해 상가 임대차 보호법을 위한 많은 분들의 수고가 있었잖아요. 한편 코로나 이후에는 오히려 민간 시장은 제가 체감하기에 어떻게 하면 공존할까 라는 모드가 많이 자리 잡은 것 같아요. 사실 좋은 콘텐츠를 제공했던 임차인들이 지속가능할 수 없을 때, 임대인들 역시 그 건물의 가치가 하락할 수 밖에 없음을 온 몸으로 겪었던 시기죠.

그래서인지 지금의 상권 안에서는 계약 방식이나 비즈니스 하는 스타일들이 많이 스마트 해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상가 임대차 보호법이 강하게 작동하고 있는 선기능도 있어서 무리하게 둥지 내몰림 되는 사례는 비교적 많이 줄어가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오히려 건물주들이 좋은 성과를 내는 임차인들을 유치하거나 홀딩하기 위해서 옵션이나 매출쉐어(RS) 모델로 임대를 하는 경우들도 많이 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시장은 이렇게 조정 효과를 통해서 계속해서 새로워지려고 부단히 애쓰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 기간에 저희가 운영하는 스페이스클라우드에 건물주 분들의 문의가 꽤 많았어요. 지금 공간공유 플랫폼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잘 운영하고 있는 공간 기획자들의 정보를 달라는 거죠. 그들을 자신들의 건물에 유치하겠다는. 저희가 일반적으로 드리는 조언은 가능한 좋은 앵커시설 (젊은 이들이 끊임없이 오게 만드는 시설들)로서 이 호스트 그룹을 바라보고 가능한 좋은 조건으로 장기 계약이나 좋은 옵션을 제공하셔서 서로 상생하시라는 것이죠. 그런 맥락에서 실력도 있고 공간 브랜드 파워를 갖춰 건물주와 협상력을 갖은 공간 운영사들을 주목하고 그들을 많이 소개해 드리고 있습니다.

Q. 흥미로운 부분인데요. 민간에서는 어떤 공간들이 건물주의 입점 제안을 받는 경향을 보이고 있을까요? 구체적인 사례들이 있나요.

앤스페이스가 2019년에 출간한 <콘텐츠가 리드하는 도시>라는 책이 있는데요. 단순히 공간 빌리세요 라고 장사하시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 커뮤니티, 프로그램 같은 것이 특화되어 장소성을 만들어내는 플레이스 메이커들 25곳의 사례를 모아 소개했어요. 도시 공간 씬에서는 어떤 현상이 일어나고 있냐면 이제 아예 공간의 내용을 ‘콘텐츠’라는 개념으로 브랜드로, 지적재산권(IP) 같은 결과물로 만드는 그룹들이 탑티어 조직이 되고 있어요. 아주 쉬운 예로, 20대 여성들이 많이 소비하는 파티룸도 이전에는 단순히 예쁜 공간을 빌리는 개념이었다면, 최근에는 콘셉추얼한 어떤 소설의 한 장면을 콘텐츠로 만들거나 드라마의 한 장면에 나올 듯한 배경을 곳곳에 시리즈로 공간이 나오는 방식이 나타나요. 스페이스클라우드 슈퍼 호스트 그룹 중에 ‘시혜적 동물, 응접실‘, ’별의 순간‘, ’지식 서재‘, ‘은미의 아뜰리에 화실‘, ’선매의 서재‘ 같은 공간들이 입점되어 있거든요? 매우 잘 팔리는 공간들이고, 상호명이자 공간명으로 등록되어 있어요. 공간의 기능이나 인테리어를 파는게 아니라 공간 안에 들어있는 바이브, 감수성, 콘텐츠 이런 것들로 사람들을 끌어당기고 있죠.

[사진] 알트탭이 운영하는 ‘은미의 아뜰리에 화실’, 콘텐츠가 되어가는 공간들

이런 공간들의 특징은 그 콘텐츠를 소비하는 ’팬덤‘이 있다는 거예요. 알트탭 이라는 공간 기획사는 대표님이 일본 문학의 덕후인데요. ’1980년 일본 교토, 여작가의 여름 작업실‘ 이라는 공간을 만들었어요. 공간 명도 특이하지만 실제 그 공간에서는 1980년대의 일본 교토 감수성, 그리고 작가의 작업실을 실제 구현해서 소품 소재부터 공간 색감을 완전한 공간감으로 구현한 장소가 되었어요. 그러니 이 감수성을 소비하고자하는 덕후들과 팬들이 모이지 않을 수 없죠. 이렇게 공간은 콘텐츠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크리에이티브한 공간 기획자들이 늘어나면서 건물주들도 생각이 달라지고 있어요. 이런 공간들은 꼭 어떤 주소지에서만 가능한 모델이 아니거든요. 만약 건물주가 다른 곳에서 장사를 해라 해도 별로 타격감이 없다고해요 (이사비용은 들겠지만..) 이유는 그들의 팬덤과 소비자는 그 지역의 지나가는 바닥상권에 형성된 것이 아니라 온라인과 디지털의 세계에서 존재하기에 주소는 그냥 달라진 정보에 불과한 것이죠. 그러니까 하드웨어 파워보다 소프트웨어 파워를 가진 공간 기획자들이 부동산 시장의 헤게모니를 바꾸기도 하고 더 다양해진 도시 모델을 수놓는 주체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역량을 갖춘 그룹들이 수익형 부동산을 넘어 공동체 공간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영역까지 확장된다면 멈춰 있는 유휴공간들과 국공유지 자산들에 생기가 돌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공무원 분들이 가장 공간 사업 추진에 난감해 하는 게 그것을 제대로 운영할 사람들이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거든요. 실제로 이런 실력 있는 기획자들이 공동체 기여와 소셜 임팩트에 대한 관심을 열고 자기의 거주 지역에서 활동한다면 새로운 임팩트를 추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커먼즈에 대한 생각들

Q. 지금까지 얘기 나누면서 ‘공유’와 ‘커먼즈’는 수현 대표님의 운영 철학 속에서 매우 중요한 키워드인 것 같아요. 대표님께서 생각하는 도시 커먼즈란 무엇이고, 왜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 조금 쉽게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도시 커먼즈는 지역 사회가 공동으로 소유하거나 관리 운영하는 자원들을 의미해요. 정부가 보유한 국공유지도 넓은 의미에서는 시민들을 위한 자산이고, 비영리 단체나 재단 학교와 같이 공익형 사유공간들도 커먼즈 자원의 일부로 볼 수 있습니다. 물리적인 공간이라는 자원도 커먼즈이지만, 그 자원들을 연결하는 플랫폼이나 프로그램, 커뮤니티와 소프트웨어도 도시 커먼즈의 자원으로 볼 수 있구요. 최근에는 도시 공간 자원들을 연결하는 프롭테크 서비스나 금융 모델도 이 영역에서 다룰 수 있는 소재들입니다. 아주 협의로는 도시의 공유 재산 또는 공동 자원이라고 볼 수 있고, 넓게는 지역 공동체가 도시 속에서 같이 향유할 수 있는 유무형의 모든 서비스까지 포함할 수 있는 개념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커먼즈클럽 관점에서는 도시 커먼즈를 우리가 살고 싶은 도시, 머물고 싶은 도시의 요건을 만드는 가치들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데요. 가령, 지역 주민들이 적정 비용에 이용할 수 있는 도시 공간들이 많아지는 것입니다. 또한 어떤 구체적인 건물이나 부동산이 있다면 그 자산의 가치가 높아지면 그 가치를 배당의 형태이든 이용권의 형태이든 오너십을 갖고 향유하고 관리하며 안정적인 사용을 할 수 있도록 권리를 보전 받는 것을 커먼즈화 된 자산이라고 생각해요. 아주 구체적인 실례로는 교회 같은 공간이 교인들의 공동 자원이고 함께 영구히 향유하는 자산이잖아요. 그러한 방식의 자산들이 다양한 커뮤니티들에게 많아지는 것을 말합니다.

가령 아티스트들에게는 적정 비용으로 머물며 작업할 수 있는 레지던스 시설, 스타트업에게는 함께 사회적 자본과 지적 자산을 나눌 코워킹스페이스, 주민들에게는 부모와 아이들이 편하게 머물 수 있는 동네 키즈 카페, 유튜버들에게는 함께 라이브 방송을 촬영할 수 있는 스튜디오 같은 구체적인 아이템들이 가능한 공간들을 의미하는데요. 이런 일상적인 공간들이 적정 비용(affodable cost) 책정이 되려면 공간을 개발하는 단계에서부터 운영 과정에서 수익형 부동산들과는 다른 거버넌스와 오너십으로 운영되어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공간 개발’과정 디벨로퍼의 영역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 실험을 하기에 도시 커먼즈가 가장 빠르게 실현될 수 있는 자산은 국공유재산의 부동산 자산들이라고 생각하고 있구요. 그래서 꼭 국공유지만 커먼즈의 대상은 아니지만 선제적으로 해당 자산들을 커먼즈 관점으로 디벨롭하고 운용모델을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커먼즈의 경험을 할 수 있게 해보자는 것이 커먼즈클럽의 1차적인 활동 대상 영역이에요. 물론 민간 영역에서 자산화 작업을 통해 성과를 내고 있는 조직들이 늘어나면서 꼭 국공유지 개발과 운용만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는 있어요.

Q. 앞으로 이게 약간 커먼즈클럽이 어떤 식으로 진행 될 예정이고 어떤 부분을 상상하고 계신지에 대해서 좀 더 궁금한 것 같아요. 이제 미래에 대해서 커먼즈클럽이 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서 좀 더 말씀해 주시겠어요?

도시의 공동자원 또는 공유재산들에 대한 집합적인 임팩트를 위해서 커먼즈클럽이 존재했으면 좋겠어요. 필요하면 정책을 만들기 위한 토론의 장을 열고, 조례와 상위법을 고안하는 싱크탱크로서도 발전시키고 싶고, 이런 일을 위해 수고하는 일들을 위한 펀드레이저이자 서포터로 커먼즈클럽이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닮고 싶은 모델은 영국의 ‘로컬리티(Locality)’ 또는 ‘파워 투 체인지(Power to Change)’ 같은 조직 인데요. 영국의 공동체이익회사(CIC)들이 출현하는 과정에서 네트워크나 협력을 지원하고, 파워 투 체인지의 경우에는 복권기금으로 그들의 사업비나 활동을 위한 펀드레이저로서 역할하거든요. 커먼즈클럽이 초기 마중물 펀드나 활동 자금을 세팅하면 다양한 주체들이 더 기금 조성에 협력하게 되면서 합력해서 선을 이루는 모델을 상상하고 있어요.

[그림] 영국의 ‘로컬리티(Locality)’, ‘파워 투 체인지(Power to Change)’

커먼즈를 구현하는 방식이 이상에 멈추지 않으려면 실제적이고 실용적인 결과를 내는 그룹들이 많아지고 성과와 실패가 누적해서 경험치로 쌓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국공유지를 개발하거나 관리하는 주체로 역량이 크거나 민간 시장에서도 소셜 임팩트를 내려면 이를 위한 노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보고요. 그런 활동에 커먼즈클럽이 플랫폼이자 서포터로 역할했으면 합니다. 플레이어들의 로컬 오너십을 향상시키기 위한 펀드 개발, 그 다음에 사업 지원, 그 다음에 이런 정책 이런 특례 만드는 과정에서 싱크탱크 역할. 한국형 로컬리즘 액트법을 만드는 것에 커먼즈클럽이 기여할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죠!

지금 김해, 제주 앞으로 다양한 지역에서 커먼즈클럽의 니즈가 만들어지고 있는데요. 지역 네트워크들의 모임 지원이라든지, 활동 활성화를 하는 것에 계속해서 협력 하고 싶어요. 앤스페이스 조직 내에서는 이렇게 협의를 만들어가고 있죠. 스페이스클라우드로 열심히 돈을 벌고, 그 이익의 일부를 앤스페이스가 지향했던 사회적 부동산 가치 실현이라든지 커먼즈 디벨로퍼로서의 미션 실현을 위해서 쓰자. 지역 곳곳에서 커먼즈클럽 네트워크가 생기고 협력 사업이 추진 될 수 있는 최소한의 스몰 펀드를 계속 우리가 만들어가자 공유하고 있습니다.

Q. 이렇게 보니까 돈을 많이 벌어서, 펀드를 만들자라고 하셨던 것처럼, 사실상 이 커먼즈 운동이라고 했을 때 어쨌든 자본주의 사회 내에서 가장 중요한 게 결국에는 파이낸싱을 얼마만큼 우리가 공동체적이고 독립적으로 만들어내는가가 핵심인 것 같기는 하더라고요. 이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세요?

부동산으로 한정해서 바라보면, 공간이라는 자원은 지역에 굉장히 좋은 기여를 할 수 있는 실용적인 자산이고 실 수요를 연결하며 수익 창출이 안정적으로 나올 수 있는 자원 이에요. 그러니까 그냥 파이낸싱이 아니라 실현 가능한 목표를 두고 합리적인 사업 구조를 만들 수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 부동산이라는 자원으로 우리 사회가 수익 극대화 관점에서만 바라봤지만, 그것을 공동체의 기여 자원으로 충분히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고 독립적인 재산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런면에서 주목해서 보고 있고 자체적으로 스터디를 하고 있는 것이 새로운 파이낸싱 방법론과 실현인데요. 서울사회주택리츠 모델의 거버넌스 한계는 아쉽지만, 여전히 그 방법론에는 매력을 느끼고 있어서 ‘로컬 리츠’ 같은 모델도 재밌게 상상하고 있어요. 지자체에서 로컬 리츠를 만들고, 지역의 공유자산을 리츠로 유동화해서 지역 주민들이 투자도 하고 목적 사업에도 이사회로 참여하고 그 이익을 배당으로 (여기서 기본자산 기본 배당 같은 것과 연결할 수 있다고 상상해요) 주민들에게 돌려주는- 세금을 따로 떼는게 아니라 자원을 잘 활용해서 배당으로 돌려주는 그런 구조들을 상상해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또 최근에 금융권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증권형 토큰(STO)’ 같은 것을 활용하는 것도 방안이라고 보거든요. 건물의 지분을 1/N로 나누어 소위 5000원으로도 조각투자 할 수 있는 방법론들이 굉장히 새로운 펀드레이징 방식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국내에서는 루센트블록 이라는 회사가 이 부분을 선제적으로 만들어가고 있구요. 그 팀과 인터뷰를 한 일이 있는데 프롭테크(Property + Tech) 방법론으로 많은 사람들이 자산의 이익을 함께 향유하는 대안적인 금융방법론에 대한 목적으로 창업을 했더라구요. 새로운 기술과 금융기법이 커먼즈의 관점과 만나면 이렇세 새로운 소유권 모델을 탄생시킬 수도 있구나 라는 것에 탄복한 적도 있었죠.

그리고 무엇보다 콘텐츠 파워를 갖고 있는 다양한 공간 기획자들이 도시 커먼즈의 영역에 들어옴으로서 건강한 네트워크가 구현된다고 보고 있는데요. 그들이 보유한 지적 자원과 개인 펀딩, 그리고 실현 가능한 프로그램들이 공간의 가치를 높이고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힘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지역 마다의 공유재산에 이런 창조적인 플레이어들이 참여하면, 부분적으로는 다소 경쟁도 이뤄지겠지만 사회 전체적으로는 국공유지 활용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무엇보다 지역 시민들에게 유익한 공간들이 만들어져서 편익이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독립적인 브랜드와 역량을 갖춘 플레이스 메이커들이 더욱 도시 커먼즈에 관심을 갖게 해야겠다 생각하게 하는 지점입니다.

Q. 대표님의 깊은 고민들과 실천하시는 노력들을 되게 진솔하게 다 들을 수 있었던 시간이어서 인상 깊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좀 더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으시면 추가해 주시면 그것 정도로 마무리하면 좋을 것 같아요.

결국 커먼즈클럽으로 이러한 실현을 하자 기대하는 궁극은 ‘협력적인 거버넌스’를 구현하는 것 입니다. 협력해서 가장 최선의 가치를 이루어가자는 것이죠. 이렇게 커먼즈라는 주제를 연구로서 전문으로 하시는 분들과 현장에서 사업과 노동을 통해 실현하는 저희와 같은 사업가들이 협력해서 가장 좋은 도시 커먼즈의 모델을 구현할 수 있겠다 생각하거든요. 정책, 행정, 연구, 사업, 기획, 디자인, 커뮤니티 그 모든 분야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커먼즈클럽의 멤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정부의 칼라는 매번 바뀌고 경향도 다양하잖아요. 익숙한 유형의 정권에 의존해서 정책을 바라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어떤 리더십이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더라도 도시 커먼즈의 모델은 우리 모두에게 유익한 가치를 가져올 수 있고, 지역에 균형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는 실용적인 결과물들이 국민을 설득하고 대대적인 정책 기조를 구축하게 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저는 커먼즈클럽을 통해 정치 성향과는 상관 없이 합리적으로 사고하는 분들과 협력하면서 실용적으로 유휴 자원을 지역의 필요한 자원으로 전환하는 정책, 사업, 프로젝트들을 계속해서 시도하고 만들고 경험을 대대적으로 누적하는 그런 방향으로 추진하고자 해요.

그래서 오늘 이야기 나눈 것처럼 부동산의 가치를 만든 많은 사람들이 그 가치를 다시 모두에게 향유하게 할 수 있는 전략들이 학계와 사업 현장에서 계속 소통되면 좋겠습니다. 현장에서 뛰면서 만들어지는 관점과 인사이트를 행정과 많은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 언어로 체계화 해주시는 연구자 분들과 지속가능한 연대와 콜라보를 하는 시작점이 되는 인터뷰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발행인 | 박배균

편집장 | 이승원

편집 위원 | 문지석, 홍지수, 심여은, 이희라, 송지우

발행처 | 서울대학교 아시아도시사회센터, 시ᆞ시ᆞ한 연구소

발행일 | 2023년 7월 31일

*2021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음(NRF-2021S1A5C2A03088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