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자치, 환대의 공간, 빈집과 빈땅 이야기

  2008년 해방촌에서는 공유에 기초한 새로운 주거 공동체가 등장하였다. 손님들이 주인이 된다는 의미의 ‘게스츠하우스(guests’ house)’를 표방하는 빈집 공동체가 시작된 것이다. 기존의 ‘게스트하우스(guesthouse)’가 주인이 손님을 맞이하는 상업적 공간이었다면, 빈집은 누구나 손님이자 주인이 될 수 있는 공간이다. 이 주인/손님들은 주거비를 함께 부담할뿐만 아니라, 살림 살이도 함께 공유하였다. 주거공간을 공유하는 공동주거와는 달리, 빈집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는 극단적 개방성과 환대의 윤리를 특징으로 한다. 처음 온 사람도 빈집의 공간과 자본을 공유하며, 빈집에 머무는 사람은 언제든지 나갈 수 있다.

 이처럼 공유, 자치, 환대의 가치에 기초한 빈집은 방 세개 짜리의 가정집에서 출발하여, 곧 여러 개의 빈집으로 이루어진 빈마을로 확장되었다. 2009년 빈마을 회의를 시작하였으며, 2010년에는 빈가게가 열리기도 하였다. 그러나 확장의 과정에서 재정, 마을 운영 등에 있어서의 복잡한 이슈들이 제기되었다. 특히 집의 보증금과 소유권은 주요한 논의 주제로 부상하였고, 빈집 공동체 구성원들은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0년 6월 ‘빈마을 금고’인 ‘우주(宇宙)살림협동조합 빈고’를 설립한다. 빈고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출자금을 모아 각 집의 보증금을 대출해주었으며, 이로써 구성원의 변동과 집들의 계약 및 해지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되었다. 

  빈고의 출자자들은 출자금액과 상관 없이 모두 주인으로서 같은 권리를 갖는다. 이처럼 자발적인 출자를 통해 형성된 공동의 자본은 공동의 공간을 형성하는 역할을 하며,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이 공간은 더욱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빈고는 한 발 더 나아가 빈집과 공동체에 돌아오는 수익을 만인과 전면적으로 공유하기 위해 ‘공동체은행’으로 발전하였다. 2014년 빈고는 우주살림협동조합에서 공동체은행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출자와 출자금을 이용하는 활동을 통해 형성된 수입을 다른 공동체와의 연대와 공유지 확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다. 

공유, 자치, 환대를 실천하는 공동체들의 공동체

 공유지를 확장하기 위해 빈고는 2015년 빈땅 프로젝트를 시작하였고, 2017년 빈땅 사회적협동조합을 창립하였다. 빈땅 협동조합은 출자금을 이용해 공유지를 조성 및 확장하며, 출자자들은 해당 공유지를 자유롭게 활용한다. 2017년 홍성에 첫 빈땅이 조성되었으며,  2018년 홍성 빈땅에는 홍성 빈집 키키가 들어섰다. 2021년 현재 빈땅 협동조합은 빈집, 빈마을과 마찬가지로 공유, 자치, 환대의 가치를 바탕으로 빈땅의 확장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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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강내영. (2012). 주거실험 공동체 ‘빈집’에 대한 연구. 전남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지음. (2013). 공유, 자치, 환대를 실천하는 공동체들의 공동체: 빈집, 빈가게, 빈고 -빈마을 이야기. 도시와 빈곤, 102, pp. 62-76.

공동체은행 빈고. https://bingobank.org/ (최종접속일: 2021.06.19)

서울시 공유정책 : 공유서울 3기 기본계획을 수립하다

서울시는 지난 2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 간 시행될 ‘공유서울’ 3기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예산 편성을 완료했다. 공유서울 3기 기본계획은 ‘시민자치에 기반한 생태적ᆞ포용적 공유도시 서울’이라는 정책 비전을 내걸고, ‘시민이 자발적으로 자원순환 및 활용에 적극 나서고, 호혜적인 교환을 통해 도시문제 해결에 기여’ 하도록 하는 제반 정책 및 제도적 지원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3기 기본계획은 공유가 단순히 유휴자원과 공간을 나누는 수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도시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필수 자원을 정부와 시민이 공동체적 가치와 호혜적 관계를 통해 공동 생산하고 공유하는 커먼즈(commons) 차원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공유서울 3기 기본계획 자세히보기

공유서울 3기 기본계획은 공유(sharing)가 도시 문제에 대응하는 새로운 전략이될수있도록 ‘생태’,’포용’,’협력’을핵심가치로내세운다.

생태 가치는 소비와 탄소배출을 최소화하는데 기여하는 도시 자원의 순환을, 포용 가치는 사회적 약자와 복지 사각지대를 우선 고려하는 호혜적 자원 교환을, 협력 가치는 도시와 공동체에 필요한 자원의 협력적 공동 생산ᆞ관리를 의미한다.

이 세 가치를 공유정책 속에서 실현하기 위해, 3기 기본계획은기존 서울시 공유촉진 조례 개정과 서울시 다른 주요 사업 및 주민 활동과의 융합 및 연결을 위한 R&D활동추진 등을 이번에 새롭게 포함시켰다.

흥미로운 점 중 하나는, 이번 3기 기본계획의 주요 정책들이
마을에서 주민들이 일상의 동선에서 공유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공유의 서사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1단계는 시민들의 생활형 공유공간과 공유활동 기반을 마련하고, 이를 위한 공유 서비스 개선을 강조한다.

2단계는 지역 공유자산 활용모델을 개발하고, 지역에서 공유자원이 생산ᆞ소비ᆞ관리되는 환경 조성이 핵심이며

3단계는 앞 단계를 종합한 공유마을 조성을 목표로 한다.

    공유서울 3기 기본계획은 기존 공공자전거 따릉이, 나눔카, 공유주차장 및 공공시설 개방, 장난감.공구 대여, 공공데이터와 와이파이 지원, 공유기업.단체 분야별 육성, 공유허브 활성화 사업을 이어가면서, 민관협력형 O2O 공유서비스, 생활형 공유공간 조성, 공동체 공유자산 활용 모델 개발, 시민 공유활동 발굴, 공유 일자리 창출, 공유마을 조성, 공유활동 R&D 추진, 공유활동 촉진자 양성, 공유가치 지표 수립 등의신규 사업을 종합적으로 배치했다.


    Links

    서울시 공유서울 3기 기본계획(2021.2.5.행정1부시장방침 제29호) 바로가기

    서울대학교 아시아도시사회센터&서울시, 『서울시 공유서울 3기 기본계획안 수립을 위한 학술 용역』 최종보고서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