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무상교통정책 | 화성시 정책 인터뷰

3월 2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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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화성시장 서철모입니다. 무상교통에 대해 처음 생각을 해본 것은 2014년도였습니다. 당시 한 경기도지사 후보의 공약에 무상급식과 무상교통이 있었습니다. 무상급식과  무상교통을 연결시킨 것을 보고 저는 그때 조금 다른 생각을 했습니다. 무상교통의 핵심은 ‘무상’에 있지 않고 ‘이동권’, 즉 누구나 존중받고 보장받아야 할 ‘이동할 권리’에 있다고 보고 무상교통 정책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화성시 무상교통 정책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화성시 무상교통 정책은 화성시민 중 23세 이하의 청소년과 65세 이상의 노인이 관내 통행 시 버스를 무상으로 타는 제도입니다. 화성시 인구의 약 29%가 대상자입니다. 

이제까지 의식주가 인간의 중요한 기본권이었다면, 이제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권리와 이동할 수 있는 권리가 중요해졌습니다. 그중에서도 이동권 문제는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경제적, 지역적, 신체적, 사회적 여건과 무관하게 기본적인 교통 서비스를 보장받을 수 있는 권리. 시민의 교통기본권 충족과 시민 이동권, 행복추구권, 생활권 보장을 목적으로 하는 무상교통정책은 수도권 최초로 2020년 11월 1일 시행되었습니다.

대중교통 활성화로 기후 위기 대응과 지속가능발전목표 실현에 한 발짝 다가가고 공공시설에 대한 접근성 증가로 사회간접자본 건립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화성시는 무상교통정책을 통해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회를 모든 시민에게 보장하는 사회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무상교통정책 대상을 노인과 청소년층으로 설정하셨는데 특히 그 두 계층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이며 향후 확대 계획은 무엇입니까?

제가 무상교통 정책을 통해 얻고자 했던 목표는 부의 양극화 해소였습니다. 현재 불평등지수가 매우 높습니다. 지속가능한 도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부의 균형을 찾아가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어떻게 해야 도시가 지속 가능하고, 더 많은 시민이 행복해질 수 있을지 그 방법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해왔습니다. 자족 도시, 다양한 사람들이 공존하는 도시가 지속 가능한 도시라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함께 사는 도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시민들 간의  다양한 거리감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습니다.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낮은 시민들이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합니다. 무상교통을 통해 이들의 이동권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무상교통은 단순한 사회복지 차원 너머, 이동권 보장과 부의 분배를 향해 한 발짝 나아가는 길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화성시 무상교통의 단계적 시행은 이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결정한 순서일 뿐입니다. 일반적으로 경제력이 낮을수록 이동권의 보장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동권이 취약한 아동과 청소년을 시작으로 어르신 그리고 청년에게까지 점차 대상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아동과 청소년의 이동권은 교육권과 연결되고 어르신의 이동권은 건강권과 연결됩니다. 아이들이 도서관이나 체육관을 마음껏 갈 수 있는 권리, 친구들과 버스를 타고 놀러 나갈 수 있는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어르신들은 병원 방문뿐만 아니라 다양한 실외 활동을 조금 더 자주, 조금 더 편하게 할 수 있게 되는 것이고요.

향후 계획이라면 모든 시민이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도시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민들 간의 간격을 줄이고 함께 사는 도시를 만들자는 비전의 한 파트에  무상교통이 있습니다. 무상교통은 특정 소수의 시민이 누리는 혜택이 아닌 더 많은 시민, 궁극적으로는 모든 시민들이 매일 이용할 수 있는 정책입니다. 더불어 대중교통의 발전으로 친환경적인 도시의 모습을 갖추게 됩니다. 무상교통을 통해 기대하는 다양한 점들이 있지만, 근본적으로 그 출발점과 목적지는 같습니다. 모두가 살기 좋은 도시로 향하는 것입니다.


무상교통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으셨는지요?

정책의 가장 큰 어려움은 합리적인 합의입니다. 많은 논의가 필요한 일입니다. 현재  사회적으로 합리적인 합의 과정을 이루어낼 수 있는 구조가 없습니다. 시민들이 함께 논의하고 합의에 이를 수 있는 구조가 꼭 필요합니다. 정부의 지향점과 시민이 원하는 것 사이에서 방향성을 좁히거나 접점을 찾아야 합니다. 정책에서 무조건 옳은 일은 없고 무작정 밀어붙일 수 있는 일도 없습니다.

현재 무상교통이 특정 연령대를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는 것도 결국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예산 문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논의가    더 필요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무상교통을 시행할 수 있는 이유는, 행정은  수익을 위한 행위가 아닌 가치가 있는 행위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무상교통 정책 시행이 가져온 긍적적 효과와 앞으로 무상교통 정책의 추진 방향이나 계획은 무엇인지요?

화성시에서 아주대학교 산학협력단과 2020. 12. ~ 2021. 12. 1년 간 진행한 「화성시   무상교통사업 성과평가 용역」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정책의 만족도 조사 결과 아동청소년은 79.8%, 어르신은 67.9%가 만족하고 있으며 정책 시행에 따른 시민의 인식변화의 측면에서도 아동청소년은 80.5%, 어르신은 74.4%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버스 이용 횟수의 변화도 코로나19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아동청소년이 일일 평균 약 0.3회, 어르신이 일일 평균 약 0.1회 증가하였으며, 대중교통 비용도 무상교통 시행 후 월평균 아동 9,699원, 청소년 17,382원, 어르신 15,651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지출의 변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정책 시행 후 교통비를 제외한 지출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아동청소년이 36.8%, 어르신은 28.6%이며, 응답자의 60%가 관내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외부활동의 증가도 유의미하다고 생각됩니다. 아동청소년은 26.1%, 어르신은 27.0%가 증가했다고 답변했으며, 응답자 중 아동청소년은 주당 평균 2.9회, 어르신은 주당 평균 3.1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무상교통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이 높아지면 결국 모든 연령대를 대상으로 진행될 것입니다.


화성시 대중버스 체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버스 공영제를 도입하였는데 어려움은 무엇이고 어떤 방향에서 해결책을 찾고 있는지요?

화성시는 동탄 1, 2신도시 개발로 인구 증가율이 전국 1위에 해당합니다. 동탄 신도시로 알려진 도심권은 인구 밀도가 높아 버스 이용객이 많을 것 같으나, 서울시로의 출퇴근 수요가 높다 보니 출퇴근 첨두시간 이용객은 많으나 비첨두 시간대는 이용객 수가 현격히 떨어져 버스의 효율적 운행이 어려워 수익성을 낮추는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으며, 농촌지역은 광활한 면적에 이용객이 적다 보니 버스 운행 대수를 늘릴 수 없는 환경입니다. 

민간업체에서 버스를 운영하고 있는 현재의 버스 운영 체제하에서는 버스의 수익성이 노선을 신설하고 운영하는데 가장 큰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화성시의 신도시 지역은 아파트 입주에 따라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데 버스공급은 입주 보다 선제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입주가 완료되어 수익이 담보될 때만이 버스 노선 신설이 가능한 환경이죠. 또한 노선 신설을 위해서는 버스 운영 원가에서 수익을 차감한 만큼의 결손액을 민간 운수회사에 재정지원 할 때만이 가능하고 시민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재정지원액을 계속적으로 증가해 가야 하는 게 현실이죠.

이러한 화성시의 버스 문제를 해결하고자 2018년 12월부터 버스 공영제 도입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화성시는재정지원 규모, 노선변경의 용이성, 장래 인구증가 등의 요인을 감안할 때, 공영제 도입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리고 동탄2 신도시 트램의 성공을 위해서도 버스 공영제 시행이 필요했습니다. 우리는 용인과 의정부의 경전철로부터 버스와 신교통 수단은 버스노선의 전면적인 개편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따라서 동탄2 신도시에 트램이 개통되면 버스노선을 전면적으로 개편하여야 하는데 민영제 버스 운영 체계에서는 어려운 과제이지요. 

끝으로 차량 기술과 사회적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버스 공영제를 도입하였습니다. 자율주행과 친환경 차량의 도입이 예상되고 있으나 민간업체에서는 신기술 도입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2018년 12월부터 버스 공영제 준비를 시작하였고 2020년 11월 신설노선과 비수익 반납노선을 공영제 버스로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화성시 버스 공영제는 2025년 까지 버스 분담율 25% 달성을 목표로 335대의 버스공급 확대 계획을 단계별로 추진, 시내 · 마을버스를 중심으로 화성도시공사가 운영 주체가 되어 추진하고 있습니다. 2022년 1월 현재 31개 노선에 69대를 운행 중에 있으며, 이중 15대는 전기버스로 운영 중이며, 약 230명이 근무 중입니다.


정책이 확산되고 조화롭게 지속하기 위해서는 화성시 지역의 여러 이해관계 집단의 협력과 네트워크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민들의 참여와 협력을 위한 무상교통 정책 확산 네크워크 구축과 확산을 위한 구상이 있다면 알려주십시오.

대중교통은 우리의 생각보다 시민의 삶에 깊은 영향을 끼칩니다. 흔히 대중교통 이용자만 정책의 대상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버스나 철도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도 버스 노선이나 철도 노선이 어디에 신설되느냐에 관심이 높죠. 화성시의 민원 업무 중 대중교통 관련 민원이 항상 최상위에 랭크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시민의 참여와 협력을 구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저는 시민의식의 합리성을 믿습니다. 시민 참여와 협의의 과정을 거치면서 시민들의 개인적 관심사는 공공의 가치와 연결될 수 있다고 봅니다. 다른 사람들과 다른 지역 문제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공통의 가치를 찾아낼 수 있고 수용가능한 방향도 열린다고 생각합니다. 


화성시의 무상교통 버스

무상교통 및 공공교통 기반 이동권 증진을 위해서는 노선 확대 이외에도 시설물 개선 및 주변 여건과의 조화 등 여러 가지 노력이 함께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화성시는 어떤 계획이 있는지요?

화성시의 버스 분담율은 20%가 조금 넘습니다. 그 동안 버스 행정은 이 20% 시민을 대상으로 정책을 펼쳐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민 80%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버스를 이용하는 20% 시민에게서 나아가 버스를 이용하지 않는 80%의 시민을 어떻게 하면 버스를 이용하게 할 것 인가? 어려가지 이유로 버스를 이용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들의 시선에서 버스와 시설물은 어떻게 관리되어 져야 하는가에 대해서요. 버스 외관은 자가용 이용자에게도, 걷는 시민에게도 보입니다. 심지어는 경계를 넘나드는 노선버스의 경우는 인근 시의 시민의 눈에도 보이죠. 이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20%만을 위한 행정이 아니라 80%의 시민과, 더 나아가 인근 도시까지도 대상으로 시선을 확장해야 합니다. 화성시 공영버스는 광고물을 부착하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발랄한 코리요 캐릭터를 활용하기 까지 했습니다. 보는 사람에게 미소를 주지요. 이런 관리가 가능한 것은 우리의 시선의 높이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버스 정류소도 버스 이용자의 편의를 위한 것으로 축소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밤중 버스 정류소의 불빛은 안전한 피난처가 될 수도 있고, 한여름 무더위에 지친 이에게는  그늘막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부분까지도 놓치지 않을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교통이 공공성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제는 대중이 이용한다는 양적인 개념의 대중교통보다는 공공성을 지향한다는 의미에서 공공교통이라는 용어에 더 매력을 느낍니다. 다시 처음 이야기로 돌아가 볼까요? 시민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그래서 모두가 살기 좋은 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것, 그것이 교통이 공공성을 가져야 하는 이유겠지요. 앞으로도 화성시의 공공교통 정책에 대해 관심 갖고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발행인 | 박배균

편집장 | 이승원

편집 위원 | 홍지수, 홍다솜, 송지우, 심여은

발행처 | 서울대학교 아시아도시사회센터, 시ᆞ시ᆞ한 연구소

발행일 | 2022년 03월 30일

*2021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음(NRF-2021S1A5C2A03088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