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자치, 환대의 공간, 빈집과 빈땅 이야기

7월 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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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해방촌에서는 공유에 기초한 새로운 주거 공동체가 등장하였다. 손님들이 주인이 된다는 의미의 ‘게스츠하우스(guests’ house)’를 표방하는 빈집 공동체가 시작된 것이다. 기존의 ‘게스트하우스(guesthouse)’가 주인이 손님을 맞이하는 상업적 공간이었다면, 빈집은 누구나 손님이자 주인이 될 수 있는 공간이다. 이 주인/손님들은 주거비를 함께 부담할뿐만 아니라, 살림 살이도 함께 공유하였다. 주거공간을 공유하는 공동주거와는 달리, 빈집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는 극단적 개방성과 환대의 윤리를 특징으로 한다. 처음 온 사람도 빈집의 공간과 자본을 공유하며, 빈집에 머무는 사람은 언제든지 나갈 수 있다.

이처럼 공유, 자치, 환대의 가치에 기초한 빈집은 방 세개 짜리의 가정집에서 출발하여, 곧 여러 개의 빈집으로 이루어진 빈마을로 확장되었다. 2009년 빈마을 회의를 시작하였으며, 2010년에는 빈가게가 열리기도 하였다. 그러나 확장의 과정에서 재정, 마을 운영 등에 있어서의 복잡한 이슈들이 제기되었다. 특히 집의 보증금과 소유권은 주요한 논의 주제로 부상하였고, 빈집 공동체 구성원들은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0년 6월 ‘빈마을 금고’인 ‘우주(宇宙)살림협동조합 빈고’를 설립한다. 빈고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출자금을 모아 각 집의 보증금을 대출해주었으며, 이로써 구성원의 변동과 집들의 계약 및 해지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되었다. 

  빈고의 출자자들은 출자금액과 상관 없이 모두 주인으로서 같은 권리를 갖는다. 이처럼 자발적인 출자를 통해 형성된 공동의 자본은 공동의 공간을 형성하는 역할을 하며,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이 공간은 더욱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빈고는 한 발 더 나아가 빈집과 공동체에 돌아오는 수익을 만인과 전면적으로 공유하기 위해 ‘공동체은행’으로 발전하였다. 2014년 빈고는 우주살림협동조합에서 공동체은행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출자와 출자금을 이용하는 활동을 통해 형성된 수입을 다른 공동체와의 연대와 공유지 확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다. 

공유, 자치, 환대를 실천하는 공동체들의 공동체

공유지를 확장하기 위해 빈고는 2015년 빈땅 프로젝트를 시작하였고, 2017년 빈땅 사회적협동조합을 창립하였다. 빈땅 협동조합은 출자금을 이용해 공유지를 조성 및 확장하며, 출자자들은 해당 공유지를 자유롭게 활용한다. 2017년 홍성에 첫 빈땅이 조성되었으며,  2018년 홍성 빈땅에는 홍성 빈집 키키가 들어섰다. 2021년 현재 빈땅 협동조합은 빈집, 빈마을과 마찬가지로 공유, 자치, 환대의 가치를 바탕으로 빈땅의 확장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참고문헌]

강내영. (2012). 주거실험 공동체 ‘빈집’에 대한 연구. 전남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지음. (2013). 공유, 자치, 환대를 실천하는 공동체들의 공동체: 빈집, 빈가게, 빈고 -빈마을 이야기. 도시와 빈곤, 102, pp. 6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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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 박배균

편집장 | 이승원

편집 위원 | 최희진, 송지우, 상덕, 홍지수, 홍다솜, 이혜원

발행처 | 서울대학교 아시아도시사회센터, 시ᆞ시ᆞ한 연구소

발행일 | 2021년 6월 25일

*2017년도 정부재원(교육부)으로 한국연구재단 한국사회과학연구사업(SSK)의 지원을 받음(NRF-2017S1A3A2066514)